오피니언

[창업 이야기] 맥주 전문점 피엔제이에프씨 박태동 회장

'후터스' 서비스 벤치마킹, 차별화로 단골확보 했죠<br>맥주점 BTB, 독특한 밀맥주·호텔수준 메뉴로 인기<br>발랄한 의상 '비어걸' 에 고객관리권…친밀도 높여



“고급스럽고 조용한 서비스보다는 발랄하고 즐거운 서비스를 앞세워 불황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피엔제이에프씨가 운영하는 맥주 전문점 BTB는 탱크톱과 미니스커트 등 발랄한 의상을 입은 ‘비어걸’을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비어걸은 미국의 펍 레스토랑 ‘후터스’의 서비스를 벤치마킹한 것. 하지만 BTB는 비어걸들이 단골 고객에게 맥주나 간단한 안주 등 서비스를 제공해 자신만의 고객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간단한 게임을 통해 고객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등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한번 BTB를 찾은 고객들이 다시 매장을 방문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처음 BTB가 도입될 당시에는 왜곡된 시각과 발랄한 서비스 문화에 대한 낯설음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고객들의 시각도 변하고 입소문도 타면서 20대 대학생과 30대 남성 직장인들을 단골 고객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박태동 피엔제이에프씨 회장은 “비어걸들의 친절 및 예절교육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BTB는 비어걸들에 대해 입사 후 2주 이상 친절 및 예절교육을 실시한 뒤에야 매장에 배치한다. BTB의 성공에 자극 받아 비어걸 서비스를 모방하거나 벤치마킹하려는 맥주 전문점들이 늘고 있지만 오래지 않아 서비스를 접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박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비어걸 서비스를 단순히 모방했다가 비어걸 관리에 어려움을 느껴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BTB는 오랜 노하우를 통해 비어걸들이 프라이드를 가지고 고객 서비스에 나설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을 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BTB는 강남역 부근에 메뉴를 보강하고 서비스를 한층 개선한 ‘BTB 플러스’를 오픈하고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남성에 비해 비중이 작은 여성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말끔한 정장 차림의 남성 서비스맨인 ‘비어보이’를 배치한 것. 비어보이의 등장으로 남성 고객과 여성 고객의 비율은 과거 9대 1 정도에서 최근 6대 4 정도로 여성 고객의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BTB 강남점은 토요일과 휴일에도 댄스 동아리 등 각종 직장인 동호회의 만남의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비어걸을 통해 고객 기반을 확보한 BTB는 맥주 전문점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맥주 및 안주의 차별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비어걸 서비스만을 통해 고객을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반 맥주 전문점의 경우 상온에 보관한 생맥주통을 급속 냉각기에 연결해 맥주를 제공하는 반면 BTB는 생맥주통을 처음 들여올 때부터 숙성 냉장고에 보관, 맥주가 가장 맛있는 온도인 4.5도를 한결 같이 유지하고 있다. 또 맥주 냉장고 안에서 냉각라인을 통해 생맥주를 따라 맥주가 상온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신선한 맥주 맛을 살리고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맥주 냉장고의 유리벽을 통해 보관 중인 생맥주통을 직접 볼 수 있는데다 일반 냉장고에는 시원한 맥주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맥주잔이 가득 차 있어 시각적으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독일 ‘크롬바커’ 맥주와 밀로 만든 밀맥주도 BTB만의 차별화된 맥주다. 이들 맥주는 일반 맥주보다 다소 가격이 높지만 깊고 풍부한 맛을 앞세워 전체 맥주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안주의 경우 최근 맥주 전문점의 흐름에 맞춰 식사까지 겸할 수 있는 호텔 수준의 요리급 수제 안주와 퓨전 안주를 대폭 보강했다. 이에 따라 올 봄 40여가지 메뉴를 새롭게 단장하고 ‘해물야끼우동’과 ‘돈플레이트’ 등 BTB만의 스페셜 메뉴를 중심으로 ‘화이어리치킨’, ‘오리엔탈 오믈렛’ 등 여성들이 즐겨 찾는 웰빙 메뉴도 선보였다. 또 특화된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메뉴개발 팀장을 BTB 플러스에 상주시키면서 고객의 반응을 꼼꼼히 체크하고 개선사항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인테리어 역시 기존 맥주 전문점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BTB는 ‘안인배 디자인 연구소’와 제휴해 주색상인 붉은색과 흰색을 강조하고 밝은 조명을 사용해 ‘카페테리아식’으로 매장을 꾸몄다. 이에 따라 BTB 매장을 찾으면 맥주 전문점보다는 카페나 패밀리 레스토랑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박 회장은 “맥주 전문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점포와의 차별화가 가장 중요한데 말로만 차별화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BTB는 비어걸 서비스와 맥주ㆍ안주ㆍ인테리어의 실질적인 차별화를 통해 한번 찾은 고객이 호감을 느껴 단골이 되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BTB는 강남ㆍ건대ㆍ종로ㆍ오산 등 5개 점포가 있으며 선릉과 대전에도 다음달 중 새 점포를 열 계획이다. 피엔제이에프씨는 330m²(100평) 이상의 매장을 갖춘 고급 이미지의 BTB로 핵심상권을 파고드는 한편 132m²~198m²(40~60평) 규모의 ‘반호프(Bahn Hof)’를 통해 지역상권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반호프는 남성을 위한 주점 형태에서 벗어나 낮 시간대 여성을 위한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도록 카페와 같은 편안한 공간을 연출한 점이 특징이다. 피엔제이에프씨는 올해 BTB 점포를 20개 정도로 늘리고 반호프는 50개 가량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창업비용은 BTB의 경우 264m²(80평), 테이블 40개 기준으로 가맹비 3,000만원을 비롯해 인테리어 1억1,200만원(평당 140만원), 이행보증금 1,000만원, 설비 및 용품 3,200만원 등 총 1억9,500만원 수준이다. 또 반호프의 창업비용은 99m²(30평), 테이블 15개 기준으로 가맹비 1,000만원, 인테리어 4,800만원, 설비 및 초도비 2,000만원, 이행보증금 500만원 등 총 9,400만원 정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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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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