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더 이상의 '햇볕정책'은 없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북한은 ‘시위’의 미사일을 멋지게 쏘아올렸다. 무려 예닐곱 발의 미사일이 동해 바다로 떨어졌다. 그중에는 원거리 탄도미사일인 대포동2호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은 명백한 실패로 보여진다. 어찌 보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평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핵무기 개발 야욕을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그래서인지 세계 금융시장은 잠시 출렁거렸으나 곧 안정을 되찾았다. 부시 행정부는 다음 두 가지 점에서 작은 만족을 만끽해도 좋을 법하다. 첫째, 미국이 사정권에 든다고 여겨졌던 대포동2호 미사일의 뜻밖의 부진한 성능이다. 만약 첫 번째 발사된 미사일이 40초 만에 추락한 게 사실이라면 미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다. 둘째, 베이징과 남한의 이른바 ‘햇볕정책’의 실패다. 이번 사건은 북한의 친구를 자처했던 베이징과 남한의 외교정책이 전혀 먹히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양자회담을 갖지 않았다고 비난할 처지가 못 된다. 지난 3년간 워싱턴은 북한을 6자회담의 틀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제 국제 사회가 북한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줄 시점이 왔다. 특히 온화한 ‘햇볕정책’을 고수해온 베이징과 남한의 대북한 정책을 바꿔야 한다. 경제적ㆍ외교적 제재를 비롯한 강경한 채찍을 꺼내들 필요가 있다. 우리는 따뜻한 유화책으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그들의 노력의 실패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햇볕정책’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 앞으로 남겨진 선택은 엄격한 강경책뿐이다. 어제 하루 동안 중국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는 동북아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중국의 책임회피와도 같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중국은 ‘햇볕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국제 사회 평화를 위한 임무를 다해야 한다. 지난 이란 핵 문제 논의 때처럼 목소리를 낮추고 몸을 사려서는 곤란하다. 지금은 북한의 친구들이 북한에서 등을 돌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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