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16차례후 13년만에 가장 많아… 연장전 우승자는 대부분 유명선수 경험·심리안정이 승부관건 재확인
| 존 댈리가 지난 2월 뷰익인비테이셔널 걸프애회에서 연장 첫 홀 핀 20cm에 붙이는 벙커샷으로 버디를 낚아 우승한 뒤 캐디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따. 두사람은 모두 이날 눈물 범벅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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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접전' 무려 14차례 선수들 기량 차이 줄었다
[되돌아본 2004 PGA] 91년 16차례후 가장 많아…경험·심리안정이 승부관건
존 댈리가 지난 2월 뷰익인비테이셔널 걸프애회에서 연장 첫 홀 핀 20cm에 붙이는 벙커샷으로 버디를 낚아 우승한 뒤 캐디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따. 두사람은 모두 이날 눈물 범벅이 됐다.
올 시즌 미국 PGA투어에는 긴장감 넘치는 연장 승부가 무려 14차례나 펼쳐져 91년 16차례 이후 13년 만에 최다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PGA 정규 투어 연장기록에 따르면 최다 연장전은 91년과 88년의 16번이며 72년 15번이 기록된 바 있다. 올해가 대회 수로는 4번째인 셈.
연장전이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선수 층이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몇몇 정상급 선수들이 카르텔처럼 우승을 차지하던 시대가 가고 누구나 우승 트로피를 노려볼 만큼 기량차이가 좁혀진 것이다. 그러나 연장 우승자는 여전히 유명 선수들이 많아 승부의 관건은 역시 경험과 심리적 안정임이 재확인 됐다. 올 시즌 PGA투어 연장전을 되짚어 본다.
■극적 승부=2월 눈물로 범벅이 됐던 존 댈리를 기억해보자.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마지막 날 3오버파를 치며 연장전으로 끌려갔던 그는 파5인 연장 첫 홀에서 세컨 샷을 그린 옆 벙커에 빠뜨렸으나 벙커 샷으로 홀 20cm에 볼을 붙여 버디를 낚았고 거의 9년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이어 3월 첫 주 포드 챔피언십, 크레이그 패리가 파4의 연장 첫 홀에서 세컨 샷을 홀인, 이글로 끝내 버린 것도 기억에 남는 연장전이다. 4월 MCI해리티지에서는 테드 퍼디에 무려 9타 뒤져 있던 스튜어트 싱크가 결국 동률을 이룬 뒤 5홀 접전 끝에 승리하기도 했다.
■허무했던 연장전=9월 벨 캐나디언 오픈에서 비제이 싱과 맞붙었던 마이크 위어는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3퍼팅한 뒤 연장 첫 홀에서 이글 실패, 두 번째 홀에서 보기, 급기야 세 번째홀에서는 러프와 해저드를 전전하며 스스로 주저 앉았다.
4홀 정규 연장전을 펼친 브리티시오픈도 어니 엘스가 파3의 3번째홀에서 예상치 못한 보기를 하면서 맥없이 물러났다. 5월 바이런 넬슨 클래식에서는 로버트 댐론은 보기, 더들리 하트는 더블보기로 무너져 파를 기록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트로피를 헌납했다.
■역시 ‘정신력’=1월 소니오픈에서 2년 연속 연장 우승한 엘스는 연장 2번째 홀에서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돌아 나오자 다음 홀로 이동하면서 “이번에 반드시 이긴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눈물 범벅이 됐던 댈리는 “단 한번도 우승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반면 벨 캐나디언 오픈에서 참패한 위어는 ‘50년 만에 캐나다 선수의 캐나다오픈 우승’이라는 의미에 짓눌려 제 기량을 펴보지 못한 케이스.
■경험도 중요=올 해 연장 우승한 선수들은 존 디어 클래식의 마크 핸스비와 르노 타호 오픈의 본 테일러를 제외하면 모두 우승 경험이 있던 선수들. 그러나 핸스비와 테일러 역시 2부 투어 우승 경력이 있고 특히 2003년 모두 연장 우승한 경험이 있었다.
■최다인원 4명, 최장 5홀=가장 많은 선수가 연장전에 나섰던 대회는 8월 르노 타?오픈으로 4명이었다. 월드 시리즈 NEC인비테이셔널과 같은 기간 치러졌기 때문에 선수들은 본 테일러, 스콧 매케런, 스티브 앨란, 헌터 마한 등 무명 선수들이 접전을 펼쳤다. 가장 오래 연장전이 이어졌던 대회는 4월의 MCI 해리티지 대회로 스튜어트 싱크와 테드 퍼디가 5홀끝에 승부를 갈랐다.
■연장 2승 2명=연장전에서만 2승을 거둔 선수는 비제이 싱과 세르히오 가르시아. 특히 가르시아는 5월과 6월초 바이런 넬슨 클래식과 뷰익 클래식에서 각각 2명씩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2승이 모두 연장승이었다. 싱은 시즌 9승 중 PGA챔피언십과 벨 캐나디언 오픈 등 2개를 연장전에서 따냈다.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입력시간 : 2004-12-20 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