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유럽銀, 국내서 채권등 회수 가능성 대비를"

유럽 투자자, 11월에도 주식과 채권 처분 나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유럽사태 악화로 유럽은행들이 부채를 줄이고 투자자산을 회수하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에 나설 수 있다고 18일 경고했다. 김 총재는 이날 한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최근 유럽은행들이 기본자본(Tier1)비율을 7%에서 9%로 올려야 하는 데다 긴축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누가 보아도 디레버리징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스ㆍ이탈리아 재정위기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사태가 프랑스ㆍ영국 등 유럽 주요국으로 전이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김 총재는 “유럽은행이 디레버리징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 과정에서 경제가 위축되고 빚까지 갚아야 한다면 문제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익스포져(투자위험 노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외국 투자자들이 국내에 투자한 채권과 주식을 회수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대(對) 유럽 익스포저는 141억6,000만 달러로 전체의 23.5%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의 국내 증권투자 규모(6월말 기준)는 147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33.7%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은행의 유럽 차입금(5월말 기준)은 418억 달러로 전체의 35.6%에 달한다. 그리스ㆍ이탈리아 사태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프랑스ㆍ영국 등 주요국으로 전이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유럽계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8월 3조5,649억원 ▦9월 9,716억원 ▦10월 3,757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11월 들어서도 보름 동안 유럽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9,218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채권시장에서도 499억원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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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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