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홍콩 번영과 중국 경제성장/와타나베 도시오(특별기고)

홍콩은 지난 7월1일 영국식민지시대의 막을 내리고 중국에 반환됐다. 홍콩은 중국회귀로 인해 번영이 지속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적어도 경제적으로 보는 한 중국의 근대화에 대한 홍콩의 역할이 너무 커 홍콩의 현상을 파괴하는 중국의 경제발전을 상상하기 어렵다. 이 사실을 모를리 없는 중국지도부가 홍콩정책을 그르치는 과오를 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홍콩과 홍콩 배후의 광범위한 해외화교의 「자본주의 정신」에 힘입지 않고서는 중국의 근대화는 불가능하다. 이 사실을 꿰뚫어본 이가 등소평이었다. 그에게 개방이란 해외화교의 에너지를 대륙에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중국이 필요로 하는 자본주의 정신은 홍콩을 중심으로 대륙의 주변에는 연마되고 축적되어 있으나 중국대륙에는 거의 존재치 않은 실정이다. 중국에서 개혁·개방에 첫발을 내딛은 등소평시대의 출발점에서는 시장경제화를 담당할 주체가 없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될 때까지 중국의 자본주의적 발전을 주도해온 것은 절강재벌을 모태로 하는 상해기업이었다. 이들 기업은 공산당 일당지배하의 상해를 탈출, 홍콩으로 이주해 기업가적 능력을 꽃피웠다. 명말기부터 청초에 걸쳐 대규모 화남지역 주민이 대만으로 이주했고 청말기에는 화남인들이 제국주의 열강의 지배를 받았던 동남아시아로 유출되어 이국의 역경속에서 상업적 재능을 닦아 그 능력이 대륙 주변부의 동아시아 국가에 축적되었다. 즉 중국대륙에는 기업가는 존재치 않고 대륙주변에 시장경제를 담당할 중국인이 풍부하게 존재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홍콩, 대만 및 동남아시아에서 길러진 중국의 자본주의 정신이 중국의 시장경제화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홍콩을 중심으로 광동성, 복건성 등이 해외 화교기업의 진출지역이 됐다. 홍콩 인근의 심천 경제특구도 주요 지역중 하나다. 외국기업 활동의 자유가 보장된 경제특구는 현재 중국내 5개지역이 있다. 대부분이 광동성, 복건성 등 화남지역이다. 화남이 대외개방지로 선택된 것은 해외화교의 대표적 출신지역이기 때문이다. 경제특구가 중국의 개혁·개방 원년인 1979년에 설정된 것은 중국의 대외개방의 의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화남이 개혁·개방기의 중국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국의 전체성장률을 견인했다.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 도입액의 압도적인 비율은 홍콩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 95년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액의 약 60%는 홍콩에서 온 것이다. 미·일은 합쳐도 10여%에 불과하다.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 도입액을 각 성별로 보면 광동성이 30%, 여기에 복건성, 해남성을 합쳐 화남지역이 40%에 달한다. 중국에 대한 해외투자가 급증한 지난 92년부터 95년까지 중국의 고정자산투자액에 대한 해외투자액의 비율을 각 성별로 보면 복건성, 해남성, 광동성 등 화남 3성의 비율이 30%에서 50%에 달한다. 이 투자의 대부분이 홍콩기업에 의한 것이다. 이처럼 화남의 고도성장은 홍콩자본에 대한 높은 의존을 통해 실현된 것이다. 화남지역이야말로 개혁·개방기 중국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지역인 만큼 중국의 성장에 홍콩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이해할 수 있다. 지난 92년부터 95년까지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2.9%였으며 화남 3성인 복건성이 20.5%, 광동성이 19.5%, 해남성이 18.4% 등 중국내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이 홍콩으로 주는 것보다는 홍콩이 중국에 주는 것이 월등히 많다. 중국이 워낙 넓어 홍콩은 겨자씨처럼 작다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상해가 홍콩의 지위를 대체할 것이란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러나 오랜 기간에 걸쳐 세련된 홍콩의 기능을 이제 겨우 시장경제의 걸음마단계에 있는 상해가 대체한다는 것은 무리다. 주식시가총액, 외환거래액 등에서 상해는 홍콩의 수십분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 홍콩의 중계무역 기능없이는 중국의 무역은 성립될 수 없다. 대중국투자의 대부분은 홍콩에서 나오고 있다. 홍콩의 금융기능없이 중국의 외국자본 조달은 불가능하다. 홍콩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 화교의 자본주의 정신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혁· 개방기 중국이 고도성장을 하는 최대 요인이다. 이같은 사실은 홍콩반환이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동경공업대 교수> □약력 ▲1939년 야마나시(산리)현 출생 ▲게이오(경응)대 경제학과 ▲동대학원 경제학 박사 ▲쓰쿠바(축파)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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