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중국 폐문정치의 폐해


'차기 지도부는 효율적 의사결정체계 구축을 위해 7인이 될 것이다' vs '권력 배분 문제 때문에 현재의 9인 집단 지도체체가 유지된다'. '차기 국가 주석인 시진핑은 정치 지분이 없기 때문에 계파 간 중재 역할에 그칠 것이다' vs '혁명 원로의 아들로서 과감한 정치ㆍ경제 개혁에 나설 것이다'.

중국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5세대 지도부가 결정되는 18차 공산당 당대회가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최고 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회) 구성 체계는 고사하고 누가 어떤 정책과 개혁 청사진을 놓고 지도부 입성 경쟁을 벌이고 있는지 중국 인민은 알 길이 없다. 차기 지도부 인선과 정책 방향을 놓고 소문만 무성한 이유다.


태평양 건너 진행되는 미국의 대선은 민주ㆍ공화 양당 후보가 공개 토론과 정책 공방을 통해 유권자의 선거 참여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지만 중국의 링다오(지도자)들은 최대 정치 시즌을 맞아 자취를 감췄다. 링다오의 여름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서 지난 8월부터 비공개로 차기 지도부 인선 작업에 들어갔지만 차기 상무위원이 유력시됐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낙마라는 중대 변수 등을 맞아 정치 계파 간 지분 싸움이 아직도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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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치는 9인의 상무위원을 포함한 25명의 정치국원, 더 나아가 200여명의 당 중앙위원이 문을 걸어 잠그고 인사ㆍ정책ㆍ개혁 방안 등의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이른바 폐문(閉門)회의를 특징으로 한다.

이 같은 중국의 폐문정치가 위기를 맞고 있다. 6억명이 넘는 중국의 네티즌은 실시간으로 부패 관리, 사회 양극화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결집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후진타오 정권은 보시라이를 뇌물 수수 등의 부패 정치인으로 낙인찍어 실각시켰지만 중국 인민들은 '그렇다면 지금의 지도부는 얼마나 부패로부터 깨끗하냐'고 반문하고 있다. 특히 충칭시 인민들은 보시라이가 추진했던 농민공에 대한 복지 차별 철폐, 서민형 주택의 대대적인 공급 등에 향수를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공산당 기관지 치우스(求是)는 최근 18차 당대회는 중국이 정치 개혁을 통한 사회 발전의 길로 가느냐, 아니면 정체를 지속하며 파멸로 가느냐를 결정하는 분수령이라며 정치ㆍ경제ㆍ문화ㆍ사회 등 각 방면의 총체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두 자릿수가 넘는 고속 성장 시대의 종언, 커져가는 인민의 공평과 정의에 대한 욕구 등 패러다임 변화를 맞은 시진핑호는 폐문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민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하는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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