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K푸드 갈 길 멀다


22일(현지시간) 찾은 태국 국제식품박람회(타이펙스). 각국 부스 앞에는 수많은 바이어에게 자국 식품을 소개하려는 기업 관계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은 좋은 점수를 받으려는 학생처럼 시식을 권하고 큰 소리로 음식의 우수성을 외치는 등 치열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올해 식품 수출 확대를 목표로 타이펙스를 찾은 국가는 37개국. 참가기업만도 1,500개에 달했다. 우리나라도 중국(146개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09개 기업이 참가, 위용을 과시하며 '제2의 한류' 열풍을 이어가려는 듯했다.


하지만 K푸드의 자존심은 딱 숫자에만 그쳤다. 축제를 연상시키는 태국이나 일본관과 달리 한국관의 모습은 너무 초라했다. 경쟁 국가들이 화려한 인테리어로 부스를 꾸미고 발로 뛰며 바이어들을 찾아 나선 데 반해 국내 기업들이 모인 한국관은 전혀 준비되지 않은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았다. 마치 동네 구멍가게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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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해 aT센터가 운영한 김치관조차 행사 둘째 날 정오가 돼서야 기본적인 상품 진열에 나섰다. 김치를 이용한 음식 시연회 등 기본적인 행사는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현장 aT센터의 한 직원이 "현지 부스 설치기업과 비용 문제 등으로 행사 준비에 다소 차질을 빚었다"고 해명했지만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자국 최대 식품기업인 CP가 참여한 태국 등 다른 나라와 달리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했다는 점도 한국관을 구멍가게로 만든 요인으로 보인다. 단순히 관람객 입장에서 봤을 때도 한국관은 참가하는 데만 의의를 둔 모습이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무슨 일이든 시기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K푸드는 지금이야말로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최적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K팝과 드라마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K푸드가 글로벌 소비자에게 더욱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류가 글로벌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이 흐름에 반드시 편승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만에 빠져 어영부영 기회를 놓친다면 '세계 속의 K푸드' 꿈은 한낱 꿈으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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