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산업으로 인식되던 섬유 산업의 수출이 최근 살아나고 있다. 지난 1990년대부터 감소세였던 섬유 수출이 20여년만인 2009년 상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5반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2일 발간한 ‘무역 1조달러시대 수출고부가가치화 전략, 섬유산업에서 배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섬유류 수출은 81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2.2% 증가가 예상된다. 연말까지 섬유류 수출 예상액은 159억달러로 2001년(161억달러)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최근 섬유 수출 증가의 특징으로 먼저 중소기업과 지방기업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아울러 제품의 고부가가치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과 외국인투자, 국내생산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한국 섬유산업이 기존의 ‘의류’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용 섬유’라는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용 섬유는 금속, 세라믹 등의 기존 소재류를 대체해 자동차, 선박, 전기전자 등 한국의 주력 수출제품에 최근 널리 쓰이고 있다. 국내 섬유업체들은 아직은 의류 생산 업체의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업계 스스로의 의지와 정부의 섬유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 시행에 따라 올 들어 의류 생산업체들이 산업용 섬유 생산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최근 수출경기와 정부 지원책에 대한 섬유업계 의견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용 섬유 쪽이 의류 쪽 보다 향후 시장경기가 더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내 생산의 이점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박기임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지방소재 중소기업의 수출 역량을 키우고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 생산의 이점을 끌어올림으로써 약해지던 섬유산업의 생명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책은 업체들의 마케팅 고민에 답을 줄 수 있도록 새로운 시장과 복합소재 수요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