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아이슬란드 은행에 예치된 영국 금융자산 보호를 위한 극단적인 조치를 취해 양국간 외교마찰로 비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영국 정부가 아이슬란드 은행에 예치된 영국 자산 40억파운드를 보호하기 위해 테러방지법을 발동함에 따라 양국 관계가 지난 1976년 어로 수역 분쟁으로 양국간 전쟁 발발 위기가 고조됐던 '대구 전쟁(Cod Wars)' 이후 최악의 상태를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구 전쟁은 북극해 연안의 대구 어업권을 놓고 두 나라가 벌인 긴장상태를 지칭한다.
영국 재무부는 최근 아이슬란드의 온라인 은행인 아이스세이브가 청산관리 절차에 들어가자 영국인 예금자의 자산을 보호한다면서 지난 2001년 9.11 테러 직후 제정된 테러방지법을 예비 조치로 발동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아이슬란드는 아이스세이브 은행의 모기업인 란즈뱅키 은행이 신용 위기에 처함에 따라 2위 규모의 이 은행을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아이슬란드 정부가 영국인 자산을 보장해줄 의사가 없다고 전해 왔다"면서 "영국인 예금자 보호를 위한 비상조치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 정부는 영국인 자산 보장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