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인터뷰로 본 신한금융 회장 후보 3인 경영 구상

한동우 현 회장

이동걸 전 신한금투 부회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1인자로 독주하던 시절 그룹 내에 '4용(龍)'이 있었다. 신상훈 전 신한금융그룹 사장, 한동우 현 신한금융그룹 회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 등 4명의 2인자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신 전 사장과 홍 전 부회장은 각각 오사카지점장, 도쿄지점장 출신의 '일본통', 한 회장은 '기획통', 이 전 부회장은 '인사통'으로 영역을 쌓았다. 2인자 그룹 중에서도 가장 선두에 섰던 신 전 사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신한 사태'의 유탄을 맞고 쓸쓸히 퇴장했다. 그로부터 3년 후 '3龍'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그들은 오는 11일 차기 신한금융그룹 회장 자리를 놓고 운명의 한판 대결을 치른다. 서울경제신문은 이들 3명의 경영 구상을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 한동우 현 회장


뚜벅뚜벅 내 갈 길 가면서 신한 반석 위에 올려 놓을 터


'현직 프리미엄'.

신한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한동우 현 회장을 따라다니는 꼬리표이자, 핸디캡이다.

그래서일까. 한 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한 회장은 "뚜벅뚜벅, 그리고 묵묵히 내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한금융그룹을 진정한 반석 위에 올려놓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실 한 회장은 지난 3년간 신한금융그룹 정상화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 사태'라는 큰 악재는 무탈하게 버텨냈고 실적 역시 경쟁 금융지주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그런데도 한 회장은 '반석'이라는 표현을 꺼내 들었다. 지난 3년 전보다 회장 도전 의지가 한층 강하다는 반증으로 읽힌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보이는 것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것까지, 신한금융그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한 외풍과 마주하고 있다"며 "3년 전 한 회장이 '신한 사태 소방수'로 등장했다면 이번에는 외풍에서 그룹을 지켜내기 위한 투사가 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동걸 전 신한금투 부회장

사건 사고로 흐트러진 조직 주인정신으로 복원하겠다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쇼트리스트(면접대상자) 3인 중 외적으로 드러나기에는 가장 강력한 회장 도전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전화 인터뷰에서도 그랬다.


이 전 부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의 현주소에 대해 "더이상 과거의 리더십이 통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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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동우 회장이 지난 3년간 열심히 해왔다"면서도 "고객계좌 불법조회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관리의 리더십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신한금융그룹의 초기정신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장 인터뷰에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임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되는 대목이다.

그는 "신한금융의 초기정신은 다름 아닌 주인정신"이라며 "리딩뱅크로 귀환하기 위해서는 조직원 모두가 주인정신을 갖고 각종 사건 사고로 흐트러진 조직문화부터 추슬러야 한다"고 말했다.

●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

신한사태 위기는 진행형 빅투그레이트 조직 만들 것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후배들의 교본으로 꼽힐 정도다. 이 때문일까.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신한 사태라는 위기의 곡선이 아직도 진행 중이며 신한이 더 도약할 수 있을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지금은 지혜로운 최고경영자(CEO)가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우량기업이라도 100년을 못 넘기는 곳이 있다"며 "희망의 씨앗을 막으면 훌륭한 CEO가 나올 수 없다"며 현 상황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임진왜란이라는 위기가 이순신이라는 명장을 불러냈듯이 훌륭한 CEO 역시 위기 국면에서 나타난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홍 전 부회장은 "한동우 회장이 지난 3년간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인터뷰 전까지) '빅투그레이트(규모를 넘어 위대한 기업)'의 조직을 만들 수 있을지, 후배들에게 존경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해 자신의 색깔에 맞는 경영비전을 제시할 것임을 나타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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