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구은행, 시각장애인 인터넷뱅킹 이용 불허

장애인단체, "가입제한은 차별 행위"

시각장애 1급인 장모(41.대구시 북구 침산동)씨는 최근 인터넷뱅킹을 신청하러 대구은행의 한 지점을 방문했다가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인터넷뱅킹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장씨는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며 항의했지만 은행측은 비밀번호 유출 등으로 인한 금융사고 위험을 이유로 가입을 불허해 결국 장씨는 발걸음을 되돌릴 수밖에없었다. 그는 "매번 은행에 가기가 번거롭고 폰뱅킹은 거래내역을 문서로 남겨둘 수 없어 인터넷뱅킹을 신청하려 했는데 가입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시중의 일부 은행에서 시각장애인들의 인터넷뱅킹 가입을 제한하는 것은 또다른 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들이 가족 등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수 있고, 은행 창구에서 서류기재 등 금융업무를 보는 것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인데 인터넷뱅킹만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사고가 난다고 하더라도 은행이 아닌 개인이 책임을 지는 것인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용하겠다는 뜻을 처음부터 막는다는 것은 엄연한 권리 침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은행측은 "인터넷뱅킹은 비밀번호 입력 등 시각 정보를 요구하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은 금융사고 위험이 높아 가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대신 음성서비스인 폰뱅킹 이체거래를 이용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중의 대다수 은행들은 시각장애인의 인터넷뱅킹 가입을 허용하고 있고 특히 우리은행이나 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는 인터넷뱅킹에 필요한 보안카드를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점자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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