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북한인권법 발효후 탈북자 美밀입국 봇물

정착지원금 지급 헛소문에 브로커만 횡재

북한인권법 발효이후 미국에서 거액의 정착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헛소문이 퍼지면서 국내 탈북자들의 밀입국이 끊이지 않고 있다. 21일 남가주 이북5도민회, 재미탈북난민협회, 탈북자들의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따르면 지난 10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법안 서명 이후 밀입국 사례가 꾸준히 늘어멕시코와 캐나다 국경을 넘어 관계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는 숫자가 5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단 미국 국경을 넘는데는 캘리포니아와 접경한 티화나를 경유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경로로 추정된다. 관계자들은 티화나에만 30-40명이 대기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고 시애틀과 애리조나 남부, 동부 캐나다 접경에서도 20-30명의 탈북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면서 제3국을 거쳐 미국 땅을 밟으려는 이들이 많게는 15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정착금을 꿈꾸는 탈북자들은 로스앤젤레스 등에 기반을 둔 연락책의 '지시'에 따라 숙소를 옮겨 다니며 은신하고 있다가 지정된 일시에 특정루트를 통해 국경을 넘거나 국경순찰대에 제 발로 걸어들어가 미 당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고 있다. 인민무력부 총정치국 중좌(중령)출신 고국진(53)씨는 지난 9일 티화나 멕시코경찰의 경비소홀을 틈타 미 국경수비대에 들어가 정치적 망명을 요청한 경우. 구치소에 수감중인 그는 최근 남가주 이북5도민회 김호정 회장과의 전화에서 "인권법 내용중 한국에 정착했던 탈북자도 망명이 허용된다는 것을 알고 미 입국을시도했다"고 말했다. 신원을 밝히길 꺼린 한 LA 교민은 "탈북자들이 불법입국할 때 4천-5천달러를 브로커에게 준다고 들었다"며 "멕시코 국경 부근에는 밀입국을 알선하는 속칭 '코요테'들이 공공연하게 활동한다. 어렵게 북한을 벗어난 이들이 (한국정부가) 정착금으로준 돈으로 브로커만 좋은 일을 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가족이 한꺼번에 들어오려면 적어도 1만-2만달러가 소요돼 정착지원금으로도 부족할 형편이다. 라디오 자유아시아도 지난 19일 한 여성 탈북자를 인용, "가족 1명당 약 4천700달러(500만원) 상당을 지불키로 하고 캐나다를 통해 미국에 불법 입국한다는 계획이있었다"고 전하면서 탈북자들에 누구나 미국에 갈 수 있고 거액의 정착금도 챙길 수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티화나에서는 아예 미 입국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여인숙도 생겼으며 당국의 적발을 염려, 3-4명씩 분산돼 미국내 브로커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탈북자지원운동에 가담하고 있는 인사들은 귀띔했다. 김호정 이북5도민회 회장은 "브로커들에게 (그들이) 돈을 주는지는 모른다"고말하고 "그러나 이민국 구치소에 구금된 이들 대부분 공중전화 걸 돈 조차 없을 만큼 사정이 딱하다. 설사 정치적 망명이 허용되더라도 연방정부의 정착금 지급 가능성은 거의 없고 결국 불법체류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현실을 모르는 무모한 미국행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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