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달라진 朴' 강경선회?

온건이미지 벗고 연일 여권 성토<br>"與 이유없는 흠집내기 용납못해"<br>친일조사 논란도 정면돌파 선언

'달라진 朴' 강경선회? 온건이미지 벗고 연일 여권 성토"與 이유없는 흠집내기 용납못해"친일조사 논란도 정면돌파 선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과오'에 대한 사과 요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26일 휴가 중에도 국회에 나오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요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행보가 심상치가 않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상생정치’를 화두로 내세워 지난 16대 국회 당시의 한나라당과는 분명 다른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연일 ‘국가정체성’까지 들먹이며 정부ㆍ여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측근에서는 박 대표가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 과를 함께 국민 앞에 털어놓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리고 있어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박 대표로서는)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친일진상규명법’등 일련의 움직임이 잠재적인 대권 후보인 자신을 옭아매려는 음모로 이해하고 있음이 틀림없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때마침 박 대표에 대한 여당의 공세도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유신 때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사람들을 필두로 여기저기서 박 대표와 ‘10월 유신’을 연결시키려는 공세가 파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여당에서 제기하는 ‘유신 책임론’에 대한 보호막을 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딱 떨어지는 해법이 나온 것은 아니다. 이 참에 ‘독재’라는 아버지의 그늘을 털어버리고 ‘산업화의 주역’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만 끌고 가야 한다는 주장과 여권의 흠집내기 의도에 말려들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뒤섞여 있다. 박세일 의원은 “지금보다 더 큰 정치인이 될 때는 역사와 대화를 해야 하므로 박 전 대통령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많다. 한나라당에서는 여당의 공세가 박 대표의 선공에 대한 반격 차원이기도 하지만 이번 기회에 잠재적 대권주자를 흠집 내 ‘반 보수’ 세력을 결집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과거 이회창 대표시절 여당에서 주장했던 이른바 ‘3풍’사건이 모두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진 지금 더 이상 정치 공세에 말려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강하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연좌제도 없는 국가에서 난데없이 아버지를 대신해 사과한다는 게 무슨 난센스냐”고 반문하고 있는 것도 자칫 ‘박 대표 흠집내기’라는 여당의 꼼수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26일 “20년간 사과하지 않았느냐”면서 “그렇게 사과해 왔는데 또 사과하라고 하면 사과하면 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휴가 기간임에도 불구, 염창동 당사에 출근해 당내 경제통인 윤건영 의원으로부터 경제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기 전에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에게 야당이 질문을 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답변도 안하고 본질만 흐리고 있다”며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 박 대표는 “야당에서 노 대통령에게 간첩을 민주화인사라고 한 정부가 민주주의냐고 묻고 북한 경비정의 NLL(북방한계선) 침범에 대해 재발방지 요구도 못하고, 경고도 못하고 있어 그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것에 대해 대답은 못하면서 과거가 어떻고 박정희 대통령이 어떻고 그런 얘기를 자꾸 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재자의 딸’과 ‘산업화 주역의 딸’이라는 모순된 이미지는 아직도 박 대표에게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대통령의 딸’에서 ‘대통령’으로 나아가려는 박 대표의 다음 승부수에 정가의 관심이 급속히 쏠리고 있는 것이다.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입력시간 : 2004-07-2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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