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뮤지컬 '마니아 마케팅' 뜬다

반복 관람객에 적립 혜택… 패키지 할인 판매…<br>고가 공연 진입장벽 낮춰 재관람 비중 높이기 나서

'몬테크리스토'

'조로'

서울 한남동에 새로 문을 여는 뮤지컬 전용극장 '블루스퀘어'의 개막작인 '조로(11월4일~내년 1월15일)'는 엄청난 티켓 파워를 과시하는 조승우의 출연으로 3차 티켓 오픈까지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제작사 측은 반복 관람객이 많다는 점을 감안, '밤볼레오(Bamboleoㆍ조로 작곡을 맡은 집시킹스의 대표곡 이름) 패키지'를 선보였다. 예매권 3장을 한꺼번에 구매해 20%의 할인율을 적용받는 이 패키지도 일찌감치 인기가 뜨겁다. 얼마 전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을 내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골수 팬'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100억 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공연 기간 동안 20번 넘게 관람했다는 직장인 정지선(34) 씨는 "공연 때마다 다른 배우들이 캐스팅되고 각각의 배우들이 캐릭터를 해석하는 것도 다르기 때문에 다른 주연 배우가 설 때마다 공연장을 찾았다"며 "올해는 아예 친구들과 뮤지컬 계모임을 만들어 공연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공연은 R석이 10만원을 호가하지만 이처럼 뮤지컬의 매력에 빠진 마니아층은 갈수록 늘고 있다. 다른 공연 장르에 비해 관객 1인당 단가가 월등히 높은 만큼 뮤지컬 제작사들도 수익 증대를 위해 다양한 마니아 마케팅을 마련하고 있다. 조승우ㆍ엄기준 등 유명 배우들이 거쳐간 록 뮤지컬 '헤드윅'은 반복 관람하는 골수 팬이 많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제작사인 쇼노트는 '헤드윅 적립 카드'를 만들어 10회 이상 관람한 관객에게 공연 금액의 10% 적립 혜택을 제공했는데, 올해 133회 공연 중 10회 이상 관람한 관객은 100여명에 달한다. EMK뮤지컬컴퍼니는 올해 예정된 5개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는 '브라보 패키지'를 올초 기획, 판매했다. 구매 고객들은 '몬테크리스토'(3~4월), '오즈의 마법사'(5월), '모차르트!'(5~7월), '햄릿'(10~12월), '엘리자벳'(내년 2월) 등 5편의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다. 각 작품의 티켓 오픈 하루 전에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있어 치열한 티켓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제작사 측은 분석하고 있다. 브라보 패밀리 패키지는 100만원(VIP석 10장, R석 12장), 브라보 플래티넘 패키지는 1,000만원(VIP석 100장, R석 120장)으로 책정돼 좌석 등급별로 300패키지 한정 판매한 이 상품은 수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사측은 내년도 작품 라인업이 결정되는 대로 올 연말에도 브라보 패키지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인기 뮤지컬을 하나로 묶어 파격가로 판매하기도 한다. CJ E&M은 '아가씨와 건달들', '캣츠', 갈라 콘서트 '팬텀&지킬 콘서트' 등 3개의 공연을 패키지로 묶어 정가 대비 25%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했다. 신시컴퍼니는 '베스트신시안'이라는 독특한 회원제도를 운영한다. 10만여명의 회원들은 생일 당일 공연 50% 할인, 제작발표회나 쇼케이스 초대 등의 혜택을 누린다. 공연 마케팅사 클립서비스 김인혜 과장은 "최근 뮤지컬 관객이 급증하면서 할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공연에 패키지 할인 혜택을 적용받으려는 알뜰파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VIP석은 할인이 거의 안 되는 만큼 최대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는 패키지 티켓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원종원 뮤지컬평론가는 "뮤지컬 산업이 성장하려면 고가 공연이라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게 관건"이라며 "재관람 비중을 높이는 마니아 마케팅을 통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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