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2년째 무파업으로 이끌어낸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이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통과될 수 있을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조는 오는 23일 울산공장을 비롯해 전주, 아산공장, 정비, 판매, 모비스위원회, 남양연구소 등 전국 공장에서 전체 조합원 4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노사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2000∼2009년 이 회사의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를 분석해 보면 1차 찬반투표가 부결돼 재협상을 거쳐 2차 찬반투표에서 타결된 것은 3차례다.
이헌구 노조위원장 시절이던 2001년과 2002년의 임단협, 2008년 임금협상이 각각 그랬다.
2001년과 2002년의 경우 1차 투표에서 각각 45.7%와 49.5% 찬성으로 부결됐고 2차 투표에서 67.1%와 58.1%로 각각 가결됐다.
지난 2008년 윤해모 노조위원장 때는 1차 투표에서 37.4%로 부결됐다가 2차 투표에서 54.5%로 가결됐다.
이처럼 노사간의 잠정합의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전례로 볼 때 올해 임금협상이 무분규로 타결될 것이라고 마냥 기대하기에는 아직은 섣부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1차 투표에서 가결될 전망이 밝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올해 잠정합의안이 역대 잠정합의안 가운데 최고의 수준이라는 데 이의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이후 1차 투표에서 가결된 잠정합의안과 올해의 합의안을 비교하면 매년 임금 및 근로조건의 상향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합의안이 기대 이상의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또 노조와 조합원이 비교 대상으로 여기는 조선업계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의 올해 임금인상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노사의 분석이다.
기본급 7만9,000원 인상은 현대중공업의 인상수준을 뛰어넘는 것이다. 여기에다 성과금 300%+200만원, 글로벌 판매향상 격려금 2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만원, 각 직급수당 상향, 주식 30주, 그외 임금성 합의안을 합친다면 현대중공업의 합의안에 못지않다.
이 때문에 오는 23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만약 1차 찬반투표가 부결될 경우 여름휴가 전에는 협상의 여지가 없고 휴가 후에는 노조가 파업수순을 밟아야 하기 때문에 조합원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가결을 기대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