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다국적기업 최악적자 잇따라

이라크 전쟁 위기 등 세계적인 경제침체 여파로 지난해 사상 최악의 경영성적을 낸 다국적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에서 운송 금융 등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산업의 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미디어 그룹 비벤디 유니버설은 6일 지난해 프랑스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223억유로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최고치인 프랑스 텔레콤의 210억 유로를 이틀만에 갈아 치운 것이다. 앞서 세계 최대의 미디어그룹인 AOL 타임워너는 지난해 무려 100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AOL 또한 미 기업사상 최대의 적자 회사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또 유럽 최대의 통신업체인 독일의 도이체 텔레콤은 지난해 1월부터 9개월간 무려 245억유로의 손실을 기록, AOL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적자를 냈다. 세계 곳곳에 지사 등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다국적 기업은 통상 특정 지역에서 경영 손실이 나더라도 지역적으로 다각화 돼 있기 때문에 커다란 영향을 받지 않아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라크 전쟁 불안, 유가 급등에다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전세계적인 경제 침체 조짐으로 다국적 기업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항공사, 특히 미 항공 업계는 유가 급등으로 운행 비용은 급증하고 있는데 전쟁 불안으로 여행객 감소는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적자폭이 대폭 확대됐다. 아메리칸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이 각각 35억달러, 32억달러의 손실을 냈고 US에어웨이도 16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봤다. 이밖에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와 세계적인 전자업체인 필립스는 각각 39억유로, 32억유로의 손실을 냈고 다국적 휴대폰 제조업체인 에릭슨은 20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 금융사로는 유럽 3대 보험사의 하나인 취리히 파이낸셜 서비스의 적자 규모가 34억유로에 달했고 크레디스위스도 23억유로의 손실을 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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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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