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포공항 국제선 증편 ‘속앓이’

강서구, 세수 확대위해 日·中노선 확대 추진 <br> 주민들 “소음 피해 커… 아예 폐쇄를” 반대

김포공항의 국제선 증편을 추진하고 있는 강서구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세수 확대를 위해서는 김포공항 증편이 불가피하지만 소음문제 등을 거론하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6일 강서구청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김포공항에 등록하는 항공기 대수가 크게 줄면서 구세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재산세가 절반이하로 급감, 구 재정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01년 3월 인천공항이 개항하기 이전에는 300여대의 항공기가 등록해 년간 50~60억원에 달하던 항공기 재산세가 지난해에는 22억원에 그치더니 올해는 19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강서구의 연간 자체사업비가 400억원에 불과하고 재정자립도도 40%를 밑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던 항공기 재산세의 급감은 구의 사업 활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항공기의 재산세는 구청장, 군수가 고시하는 시가표준액의 1,000분의 3으로 한 대의 재산세액은 보통 자동차 수백대분에 해당한다. 여기에 공항을 오가는 승객들이 사용하는 교통이나 편의시설, 식음료업소 등의 수입과 이로 인한 세 수입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강서구는 최근 김포공항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현재 김포-하네다(동경) 노선뿐인 국제선을 후쿠오카, 나고야, 오사카 등 일본 도시들은 물론, 중국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노선으로 연결되는 동아시아 전용 노선으로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이달초까지 김도현 구청장이 직접 나서 서울시와 청와대, 건설교통부에 국제선 증편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포공항 비행 항로에 인접해 항공기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양천, 강서, 구로, 부천시, 김포시 등지의 주민들은 김포공항을 아예 폐쇄해야 한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김포공항에 남아 있는 국내선도 승객의 편의를 위해 바로 환승할 수 있도록 인천공항으로 옮겨야 하는 판에 국제선을 증편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주장이다.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김(45)모씨는 “자동차로 30분도 안되는 거리에 국제선 공항을 두개나 운영하는 것은 혈세 낭비”라며 “김포공항의 증편은 당초 국가적으로 추진해 온 인천공항의 허브화에도 정면으로 충돌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포공항 증편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반대운동을 펴며, 조만간 서울시에 주민대표와 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공청회 개최를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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