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미술관 '리움' 한남동시대 연다

8년공사 마치고 13일 개관<br>8,400여평 규모에 '뮤지엄 1·2관' 등 3개동 갖춰<br>세계 유명건축가들이 설계… '건물 자체가 예술품'<br>19일부터 佛畵등 선사~현대 국내외 유명작 공개

강렬한 건축적 개성들이 충돌과 함께 조화를 이뤄낸 복합문화공간 '리움'의 전경. 강렬한 건축적 개성들이 충돌과 함께 조화를 이뤄낸 복합문화공간 '리움'의 전경. 왼쪽부터 아동교육문화센터, 뮤지엄 1, 뮤지엄 2.

삼성문화재단이 충정로 호암갤러리 시대를 접고 한남동에 삼성미술관 ‘리움(Leeum)’(관장 홍라희)을 13일 개관, 세계 유수 미술관과 자웅을 겨루게 됐다. 지난 1996년 한남동공익문화단지 설립계획을 발표한 이래 총공사비 약 1,300억원을 들여 8년여의 공사 끝에 문을 여는 리움은 고미술 상설전시관 뮤지엄1, 현대미술 상설전시관 뮤지엄2, 삼성 아동교육문화센터 3개 건물로 구성됐다. 뮤지엄1과 뮤지엄2는 합쳐서 대지 1,200평, 연건평 4,500평 규모이며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는 대지 1,200평, 연건평 3,900평으로 호암갤러리 3배에 가까운 규모다. 한국의 국보급 전통미술과 근현대미술, 국제미술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리움’은 특히 세계 건축계를 대표하는 스위스의 마리오 보타(Mario Botta), 프랑스의 장 누벨(Jean Nouvel), 그리고 네덜란드의 렘 쿨하스(Rem Koolhaas)가 각각 설계한 것들로, 건물 자체로도 예술품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미술관을 위해 각기 개성이 다른 세 건축가가 모인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일이다. 각 건축물들은 건축가들의 개성을 드러내는 다양한 재료와 혁신적 기법을 선보이고 있다. 뮤지엄 1을 설계한 보타는 흙과 불을 상징하는 테라코타 타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도자기를 은유하여 고미술관의 견고함을 형상화 했다. 뮤지엄 2를 설계한 누벨은 세계 최초로 녹슨 스테인리스 스틸과 유리를 사용하여 현대미술의 첨단성을 표현했다.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의 쿨하스 역시 최초로 시도된 재료인 블랙 콘크리트를 사용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미래적인 건축공간을 구현했다. 건축물 자체가 현대 건축의 주목할 만한 세계적인 컬렉션만큼이나 전시작품들 역시 면면이 명품으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뮤지엄1에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도자기, 불화, 금속공예품, 서예 등을 총망라해 시대별 대표작 120여점이 전시된다.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국보 133호), ‘고려 금동대탑’(국보 213호), ‘고려 불화 아미타삼존도’(국보 218호) 등 국보 25점과 보물 35점이 포함됐다. 지금까지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선보였던 명품들이 리움으로 옮겨 한국 고미술을 일반인에게 보다 가까이 접하게 할 예정이다. 호암미술관은 에버랜드와 인접한 입지조건을 살려 민화중심으로 교육 목적의 ‘우리미술알리기’ 차원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국내외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뮤지엄2에서는 1910년대 이후 한국미술의 전형을 마련한 청전 이상범과 소정 변관식의 작품부터 이중섭, 박수근, 장욱진 등 한국인의 보편적 정서를 대변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김환기,백남준, 이우환 등 세계적 작가들뿐 아니라 서도호, 이불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된다. 또한 1945년 이후 추상미술 사조를 이끌었던 마크 로스코, 도널드 저드, 프랭크스텔라 등 서양 현대미술사의 주요 작가들부터 매튜 바니, 데이언 허스트 등 동시대작가들의 최근작까지 소개한다. 특히 데미안 허스트의 ‘죽음의 춤’과 매튜 바니의 ‘크리매스터 3’ 등의 작품은 국내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쿨하스는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를 블랙 콘크리트를 사용해 공중에 떠 있는 듯한미래적인 건축 공간으로 만들었다.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내 ‘블랙박스(Black Box)’에서는 다양한 기획전과 주제전,해외교류전을 갖는다. 첫 개관기념전으로 보타, 누벨, 쿨하스 등 리움 건축가 세 명의 건축언어와 예술세계를 살펴보는 ‘뮤즈-움?: 다원성의 교류’전이 19일부터 내년4월9일까지 개최된다. '리움'은 설립자 가족의 성 'Lee'와 미술관(Museum)을 의미하는 어미 '-um'을조합해 만든 명칭으로, 소장품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가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들을 바탕으로 했다. 지난 7월 준공한 리움은 세계박물관협의회(ICOM) 총회에 맞춰 조기 개관하여 시설 관리와 운영 시스템이 미비한 점을 감안, 미술관 운영 안정화를 위해 일단 연말까지 전화(02-2014-6901)를 통한 관람예약제를 실시하고 인원을 하루 100명 정도로 제한할 계획이다. 13일 오전 개관식후 19일부터 일반에게 공개하며 개관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4시까지다. 이 기간에는 입장료, 디지털 전시 가이드 사용료(3,000원)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삼성문화재단의 한영애대표이사는 “좋은 음식이 좋은 그릇에 담길 때 재맛이 나듯이 이번개관은 호암갤러리 셋방신세를 접고 독립된 미술관시대를 연 것으로 아시아 미술의 구심점으로서 세계를 향해 열린 예술과 문화 발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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