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충당금 덜 쌓고 분식회계·부실 감사 합작

문 닫는 저축銀 3가지 공통점은<br>이자갚기용 차명계좌로<br>PF 대출 부실 숨기기도


'분식회계는 기본, 대손충당금 과소 적립과 회계법인 감사 부실은 필수.' 영업정지로 문을 닫는 저축은행에는 공통점이 있다. 부실∙불법 대출을 눈가림하기 위해 각종 편법을 동원하는 것이다. 지난 5일 문을 닫은 경은저축은행도 같은 형국이다. 올 초 영업정지를 당한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부산저축은행 계열은 물론 과거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이런 길을 걸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경우 저축은행들이 공통적으로 이자를 대기 위한 대출을 따로 일으켜 연체를 정상 여신으로 둔갑시키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3개 불법 요소 반복=8일 금융계에 따르면 경은저축은행은 감독 당국의 세부검사에서 3월 말 8.85%라고 공표했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실제로는 -2.83%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6월 말에도 경은 측은 BIS비율이 10.3%라고 발표했지만 검사를 해보니 3.35%에 불과했다. 자산건전성 분류를 제멋대로 해 충당금을 덜 쌓은 셈이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경은은 206억원의 충당금을 과소 적립했다. 또 손실을 줄이고 순익이 났다고 허위 공시하는 분식회계를 일삼았다. 앞서 영업정지를 당한 다른 저축은행들도 이 같은 공식이 적용됐다. 부산은 2월17일 영업정지 당시만 해도 BIS비율이 5.13%였고 대전은 -3.18%였다. 2월19일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2와 보해는 각각 6.0%와 -1.09%였다. 하지만 막상 정밀검사를 해보니 결과는 딴판이었다. BIS비율이 ▦부산 -50.29% ▦대전 -25.29% ▦부산2 -43.35% ▦보해 -91.35% 등이었다. 수년간 수천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덜 쌓고 장부를 허위로 부풀려온 결과였다. 전일∙으뜸 등 과거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 과정에서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눈 뜬 장님이었다. 경은의 감사를 맡은 효림은 3월에도 적정의견을 냈다. 과거 2년간도 마찬가지. 효림은 2008∙2009회계연도에 경은에서 보수로 1억450만원을 수령했고 2010회계연도에도 5,500만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부산과 부산2∙중앙부산∙전주∙보해의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들도 약속이나 한 듯 적정의견을 피력했다. ◇이자 갚기용 차명계좌도=85개 저축은행을 경영진단하고 있는 감독 당국은 저축은행의 PF 부실 숨기기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러 곳에 PF대출을 하면서 차명계좌를 통해 이자만 쏴주는 대출을 따로 일으킨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A∙B∙C 등 세 시행사에 PF를 해주면 이들을 위해 D라는 여신처를 따로 만드는 것이다. D계좌에서는 A∙B∙C에 이자만 대준다. 이렇게 하면 A∙B∙C 등 PF들은 사업장의 사정과 관계 없이 연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PF 부실을 속이는 방식이 비슷하다"며 "이번 경영진단 때는 이런 방식을 중점적으로 살피되 차명계좌까지 들여다보고 있어서 부실을 숨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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