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종교단체·외국 금융사도 회계감사 받아야

■ 지하경제 양성화 과제 포럼<br>차명계좌 추적 인프라 등 중장기 관점서 접근을

지하자금 양성화를 위해 루이비통 등 명품회사, 종교단체, 외국계 금융회사 등 자산규모가 큰 유한회사(有限會社)도 회계감사 의무를 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이트클럽과 룸살롱 등 탈세 의심 사업자의 고액현금거래는 즉시 국세청에 보고해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위원장 참관 아래 열린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금융정책 과제' 포럼에서 "투명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지하경제 양성화가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행법은 자산이 100억원이 넘는 주식회사에만 외부감사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 정도 규모의 유한회사 역시 주식회사와 큰 차이가 없는데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대한 법률' 대상에서 제외돼 별도의 회계감사를 받지 않는다.

외국은행ㆍ외국금융투자업자 국내 지점 등도 국내 은행이나 증권사와 같은 업무를 하고 있지만 회계감사는 받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위원은 "공제조합, 상조회, 일정 규모 이상의 비영리법인 등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회계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룸살롱ㆍ나이트클럽ㆍ여관 등 탈세 우려 업종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파악한 고액현금거래 정보를 곧바로 국세청에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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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리지갑'인 월급생활자보다 자영업자의 탈세 규모가 큰 만큼(조세연구원 추정 탈세액 40조원) 불법할인(카드깡)을 위한 위장 카드가맹점 적발을 강화하고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하는 행위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위원은 "병원이나 학원, 골프장, 부동산 중개업소, 유흥주점 등 현금거래가 많은 특정 업종은 3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거래하면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귀금속ㆍ미술품ㆍ골동품 사업자와 법률ㆍ회계ㆍ세무전문직 종사자에 대한 의심거래도 의무적으로 FIU에 보고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더 나아가 이 연구위원은 금융실명제법을 개정해 차명계좌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도 제안했다. 전면금지를 하지 못하더라도 관련 처벌규정은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포럼에 참석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사회적 해악과 조치의 시급성이 큰 고의적 불법행위 또는 악질적 범죄행위는 정조준해 최우선으로 척결해야 한다"면서도 "영세 농수산물 시장 상인과 자금 사정이 열악한 중소 제조업 등 사회적 정서나 경제 상황에 비춰 부득이한 경우에는 서민 경제와 기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미세 조정과 단계별 접근을 통해 연착륙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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