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세안 한·중·일 정상회담] 질주하는 중국 '亞경제리더' 노린다

경제침체 무풍지대 올해도 7%성장 예상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9일 국호를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에서 '중국(中國)'으로 바꿀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中華民國, 타이완)을 놓고 소모적인 국호 논쟁을 중지하자는 것. 장 주석의 이 같은 언급은 타이완의 중국통일연맹 대표단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일단 양안(兩岸) 통일에 대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아시아 경제의 뉴 리더로 부상하기 위한 중국의 타이완 껴안기로 보고 있다. 중국이라는 하나의 우산 아래 화교의 경제력을 집중시키고, 이를 발판으로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경제의 맹주로 등극하겠다는 원대한 구상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흔들리는 일본 제치고 맹주자리 노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최근 아시아 주요국 경제에 대한 서베이 특집에서 중국을 떠오르는 경제 태양(China:The Rising Economic Sun)에 비유했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8.0%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7% 이상의 고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이야 말로 세계 경제 침체라는 동시 패션에도 아랑곳 않는 대표적 무풍지대인 셈이다. 또한 해외부문의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장'은 여전히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와 관련,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중국의 공업생산액은 1조9,6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늘어났다. 최근 중국의 수출은 미 테러 대참사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상승세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 같은 공백을 내수가 커버하고 있다. 반면 흑자대국의 상징이자 그 동안 아시아 경제의 맹주 역할을 해왔던 일본은 최근 경기 침체 심화에다 중국의 시장잠식 등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특히 10년 장기불황에 따른 일본의 무기력은 중국의 야심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 조차 힘겹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아시아 경제 패권을 둘러싼 양국의 힘겨루기가 중국쪽으로 기우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은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3국 정상회담에서 아세안 및 한국ㆍ중국ㆍ일본이 참여하는 슈퍼무역블록 창설을 제안할 계획인데, 이는 이 같은 상황을 전제로 한 자신감의 발로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막강한 화교자본도 버팀목 될 듯 중국은 최근 세계의 투자자금을 빨아 들이는 블랙홀(black hole)에 비유되고 있다. 실제 올들어 지난 9월까지 해외 직접투자 자금 유입액은 32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1%나 급증했다. 자본만이 아니다. 일본은 최근 국내 기업들이 대거 중국으로 이전함에 따라 제조업 공동화 현상까지 맞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일본 경제 전문가들은 '산업찬탈'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자석에 이끌리 듯 세계 투자자의 발걸음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막강한 화교자본은 중국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전세계 국가중 화교 인구의 비중이 2%를 넘는 나라는 21개에 이르고 있고 이들 국가에 대한 중국과 타이완의 교역 집중도 역시 80%를 웃돌고 있다. 지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동질 민족이라는 정체성이 경제협력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직후 중국이 서방국가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을 때도 중국은 전세계 화교자본의 투자에 힘입어 고도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WTO 가입으로 중국 경제의 투명성이 더욱 커질 경우 화교자본 유입 러시→중국 경제력 강화→경제 주도권 확보를 통해 아시아 경제 리더로서의 중국 위상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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