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나눌수록 커지는 사랑

제법 쌀쌀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던 지난 1월 중순. 아침8시가 되자 김해공장 마당에는 동광육아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나기 위해 사우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지난해 3월에 시작된 동광육아원과의 인연이 어느덧 1년 가까이 되면서 이제는 방문 자체가 생활의 일부가 됐다. 주5일 근무가 정착된 이후 매월 한 차례씩 방문하는 곳이지만 봉사활동을 다녀올 때마다 느낌은 사뭇 달라진다. 찬바람 탓에 사우들의 옷차림이 두터워지는 것과는 반대로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사우들의 마음은 더욱더 따뜻해지는 느낌이랄까. 동광육아원은 김해시 대동면 예안리 산 아랫녘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양지바른 곳과는 달리 기온이 굉장히 낮다. 겨울철이면 수도 배관이 자주 동파되고 보일러 가동 시간이 길어 보일러 고장도 잦다. 그래서 아이들이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수도 배관과 보일러를 보온재로 잘 감싸 동파를 막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각종 공사와 수리가 봉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우리는 늘 공장에서 입는 작업복을 입고 육아원을 방문해 이곳저곳 손봐줄 곳을 찾는다. 34명의 아이들은 우리들을 ‘회색 스머프 아저씨’라 부르며 졸졸 따라다닌다. 우리가 입고 있는 회색 작업복 때문이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환한 웃음을 대하며 즐겁게 작업을 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른다. 봉사활동을 끝내고 이마의 땀방울을 훔치고 나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원장님께서 손수 끓여낸 따뜻한 녹차. 한잔의 차로 가슴까지 푸근해지는 이야기를 나누고는 집으로 돌아갈 때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이 문밖까지 나와 고사리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작은 봉사를 마치고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우는 해를 바라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행복하다. 어찌 보면 봉사라는 단어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지만 어쨌든 활동을 하러 간 것은 우리들인데 정작 가져오는 건 아이들보다 우리가 더 많은 것 같다. 우리들에게 항상 많은 것을 주는 아이들이 늘 고맙기만 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