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업무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과 지원자의 인성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합리적인 사고와 논리’를 측정하는 자리로 바뀌고 있다. 입사지원자 입장에서는 한층 더 어려워진 면접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 기업의 38%가 ‘두 가지 이상의 면접방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실전과 같이 연습하거나 취업 커뮤니티에서 면접 정보를 얻는 등 변화하고 있는 면접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입사지원자의 약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거나 계속 말꼬리를 잡아 난처하게 만드는 압박면접은 많은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면접이다. 압박면접으로가장 유명한 기업은 한국얀센이다.
정신과 전문의도 면접에 참여했던 한국얀센의 심층면접은 “지원서를 보니 당신은 영업과 어울리지 않는다. 방금 한 말에 책임질 수 있느냐” 등답변하기 어려운 질문 공세가 이어진다.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당황하거나 머뭇거리는 것은 감점 요인이 된다. 자신감 있게 순발력을 발휘해 재치 있게 대응하는 여유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식 외의 면접을 받을 수도 있다. 국민카드는 지원자의 창의력과 자기표현력을 평가하기 위해 자기PR이라고 불리는 그림면접을 실시한 바 있다. 적색, 흑색, 청색 사인펜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사물이나 동물을 그려보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창의력이 필요한 광고업종 등에서 이와 비슷한 면접을 선호하고있다. 여러 개의 동그라미가 그려진 종이를 주고 동그라미를 이용해 만들수 있는 것을 모두 그려보게 한다든가 벽돌 한 장을 이용해 할 수 있는 것 들을 모두 말해보라는 것이 그런 예다.
조직력과 협동성을 평가하기 위한 면접도 있다. LG칼텍스정유는 여수공장근무자를 채용하면서 축구 면접을 실시했다. 주요 평가 항목은 협동심과 기본 체력, 대인관계 등이었다.
요리면접으로 유명한 샘표식품도 요리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요리 과정에서 발휘되는 협동심과 지도력이 주요 평가 사항이라고 밝히고있다. 이브자리도 팀워크를 평가를 위해 산악면접을 실시했었다.
최근에는 조직에 얼마만큼 잘 융화될 수 있는가를 평가하기 위해 1대1 개인면접 보다는 과제를 주어 팀별로 발표를 하게 하는 프레젠테이션면접이나 토론면접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지원자들의 논리력과 협조성, 표현력 등을 평가하기 위한 것인데 남보다 튀려고 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자세는 좋지 않다.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으면서 토의 주제에 관련하여 합의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면접을 볼 때 리더십이나 태도ㆍ자세 등 기업 나름 의 기준을 마련해 두고 있다. 기업의 특성에 따라 가산점 적용이 조금씩 다르므로 이를 잘 파악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서비스 업체들은 면접시 복장상태나 인상, 유머 감각까지도 평가 대상이 된다.
이직이 많아지면서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어느 정도인가를 평가하는 기업도 있다. ‘정말 이 사람이 우리 기업에 일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는가’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면접시 태도를 주의 깊게 보는 것이다.
한현숙 잡링크 사장은 “기업들이 자사의 인재상과 기업문화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면접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며 “이러한 기업의 특성을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오철수기자 cs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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