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보기술(IT) 수출 구조가 반도체 등 일부 부문에 지나칠 정도로 편중됨에 따라 이들 부문에서 중국 등과의 경쟁이 격화될 경우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ICA)는 27일 ‘한ㆍ중ㆍ일 수출구조 분석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IT산업 수출 구조는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에 극단적으로 편중돼 있다”면서 “중국 등 경쟁국들이 반도체 및 무선통신기기 생산 및 수출을 확대할 경우 우리의 IT 수출이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IT 분야 수출실적은 지난 2000년 380억달러에서 2003년 말에는 612억달러로 연평균 17.3%의 성장을 기록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386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6.2%나 늘어났다. 그러나 부문별로는 유선통신기기ㆍ컴퓨터ㆍ전자관의 수출이 감소한 반면 무선통신기기와 반도체의 수출은 크게 늘어 IT 수출 분야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및 주변기기, 반도체, 전자관, 기타 부품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수출이 균형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도 반도체, 전자관, 기타 부품 등의 부문에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럽연합(EU),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등 지역 단위의 통합추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한ㆍ중ㆍ일 3국 역내시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최근 3국간의 협력과 경쟁관계가 급변함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새로운 전략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 등 3개국간의 IT산업 구조의 동조화가 심화됨에 따라 미국 등 제3국 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IT산업 수출은 기술경쟁력에서는 일본에, 가격경쟁력에서는 중국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