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끈덕져진 뤄시허

제5보(62~80)


이 바둑은 근래에 드문 난투였다. 중반에 쌍방이 거듭 보여주는 ‘변신의 묘’가 감상 포인트. 상전벽해의 변화가 너무도 여러 차례 일어났다. “최철한이야 한국의 랭킹 1위를 다투는 강자니까 그렇다 치고 오늘은 뤄시허의 능란한 변신술이 볼 만하네요. 작년에 결혼하고서 술을 거의 끊다시피 했다는데 그 효험이 나타나는 느낌입니다. 승부의 결과는 둘째로 치고 일단 과정이 짜릿짜릿해요. 근래에 드문 명국이 될 것 같습니다.” 김성룡이 백64를 보고 하는 말이다. 참고도의 백1로 잇는 것은 책략부족. 그것이면 흑2 이하 6까지가 예상되는데 우상귀 방면의 흑진에 대략 80집 이상의 집이 붙을 것이며 ‘그것으로 승부끝’이라는 것이 김성룡의 분석이었다. 백76은 승부수. 78, 80으로 뤄시허는 리듬을 살려나가고 있다. “거의 살았잖아?” 필자가 김성룡에게 묻자 대답이 시원했다. “물론 살지요. 못 살면 수십 집 지게요.” “살면 계가바둑이 될 것 아닌가.” “백이 살아도 흑이 많이 이길 거예요. 중앙에 최소한 70집은 생길 터니까요.”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바둑을 최철한 7집반이나 지게 된다. 이창호에 뒤지지 않는 끝내기의 달인 최철한이 종반에 실족을 하게 된다. “뤄시허가 확실히 달라졌어요. 전에는 푸석푸석했는데 일단 아주 끈덕져졌어요.” 김성룡이 감탄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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