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의보감] 반신욕

물 온도 37~39도 적당<br>화상땐 '알로에' 사용을

가까이 알고 지내는 한 분과 통화할 일이 있었다. 안부를 나누던 중 모친이 화상을 입고 입원했다는 얘길 들었다. 심각할 정도는 아니지만 요즘 유행하는 '반신욕'이란 걸 하다가 살이 짓무를 정도가 되었던 모양이다. 화상이란 불에 데어 피부가 상하는 것인데 요즘은 물에 데어 화상을 입는 사람들이 늘어난 모양이다. 반신욕 뿐 아니라 더러는 찜질방에서 몸을 '지지다가' 화상을 입는 사람도 있고 과도한 사우나로 화상을 입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 건강을 위한 목욕과 관련해 도리어 해를 입는 사람이 늘고 있는 이 현상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현상이 아닐까. 우선 화상이 중하지 않은 경우, 피부를 복원하는 데 가장 간편하고 탁월하게 효과가 있는 자가치료법으로 알로에가 좋다.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알로에 잎을 많이 팔고 있는데, 잎이 크기 때문에 화상이 발생했을 때는 하나쯤 사두고 조금씩 잘라서 쓰기에 좋다. 안에서 나오는 묽은 진액을 화상 부위에 마사지하듯 계속 문질러주면 다른 어느 연고제보다 신속하고 완벽하게 상처가 사라진다. '노회'라는 이름으로 동의보감에도 등장하는 알로에 성분은 일반 외상이 생겼을 때 상처에 독이 스미는 것을 막고 세포재생 효과가 뛰어나 거의 흉터도 남기지 않고 회복시키는 경우가 많다. 다시 반신욕으로 돌아가자면, 이것은 원칙적으로 몸에 좋은 것이 사실이다. 두한족열(頭寒足熱), 머리는 차갑게 하고 발은 덥게 하라는 것은 의학적인 기본 상식인데 반신욕은 이 원리를 충족시킬 수 있다. 발을 따뜻하게 하면 일반적인 법칙에 따라 더워진 피는 위로 가려 하고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머리쪽의 피는 아래로 잘 내려오게 되니 혈액 순환이 활발해진다. 자연히 신진대사가 활성화되고 호르몬 분비도, 소화작용도 활발해지고 피부도 고와진다. 반신욕에는 몸의 산성화를 막는 알칼리화 효과도 있으니 단순한 두한족열 이상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꼭 알아둬야 할 사항이 있다. 물은 너무 뜨겁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목욕물의 온도 37~39도는 반신욕의 경우에도 똑같이 이상적이다. 꼭 땀을 흘리겠다고 오래 앉아 있지 말고 10~15분 정도, 아무리 길어도 30분 이내로 끝내야 한다. 피로에 약한 암 환자나 동맥경화 혈전 혈관확장증 등 혈압상승이 위험한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피부가 건조한 사람도 너무 자주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이은주ㆍ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ㆍdaehwad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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