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모터스포츠 무한질주

타이어업체 전쟁터로… 최고 관광상품으로… <br>■ 이탈리아 '슈퍼스타즈' 통해 본 경제효과

이탈리아 로마 북부 발레룬가 서킷에서 7일(현지시간) 열린 '이탈리아 슈퍼스타즈' 결선 경기에 참가한 차량들이 대회 공식 타이어 공급업체인 한국타이어의 대형 광고판을 지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타이어

브랜드 이미지 높이기 최적
미쉐린·피렐리 등 유명 업체 대회 스폰서 획득 경쟁 후끈
한국타이어도 계약 잇달아

일자리 창출 등 황금알 거위 각국 앞다퉈 트랙 유치전도



지난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서 북쪽으로 약 30여km 떨어진 '발레룬가 서킷'. 이날은 '이탈리아 슈퍼스타즈' 8라운드의 결선 경기가 열렸다. 아침 일찍부터 경기장으로 가는 도로는 로마를 비롯해 이탈리아 전역에서 모여든 차량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슈퍼스타즈 대회는 발레룬가를 비롯해 몬자, 이몰라, 피렌체 등의 이탈리아 도시들과 영국, 헝가리, 벨기에, 인도네시아 등을 돌며 열린다. 빈센조 라마로 조직위원장은 "이탈리아 슈퍼스타즈는 경기당 평균 3만5,000명 등 총 31만5,000명이 관람하며, 경제적 효과는 3,600만유로(약 5조40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모터스포츠는 타이어 업체의 전쟁터= 미쉐린, 피렐리 등 세계적인 타이어 업체는 각종 모터스포츠에 공식 스폰서가 되기 위해 해마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F1 다음으로 가장 인기 있는 레이싱대회인 슈퍼스타즈만 해도 지난 2008~2009년은 피렐리, 2010~2011년은 미쉐린이 타이어를 공급했다. 올해 단년 계약으로 참여한 한국타이어는 내년부터 3년간 재계약 하기로 조직위와 합의를 마친 상태다. 라마로 조직위원장은 "한국타이어의 성능에 대해 레이싱 팀과 드라이버가 대회 초반에는 의심했으나 이제는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재계약 이유를 설명했다.

기업들이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서다. 매년 30억명 이상의 전 세계 팬들을 보유한 모터스포츠에 타이어는 극한의 성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된다. 한국타이어도 지난해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DTM)에 타이어를 공급한 이후 성능을 인정 받았다.


타이어를 공급하며 쌓인 기술력은 초고성능(UHP) 타이어와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 한국타이어가 개발한 '벤투스 S1 에보'는 모터스포츠에서 타이어 접지력을 높인 컴파운드(배합) 및 구조설계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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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는 이렇게 만든 UHP 타이어를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면서 매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UHP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21%로, 2007년 이후 5년 만에 2배가 늘었다.

독점으로 레이싱 대회에 타이어를 공급할 때 타이어 회사는 F1처럼 대회 자체에 금액까지 지원하는 경우가 있고, 타이어만 제공하기도 한다. 타이어 공급업체라고 하면 무상으로 타이어까지 지원한다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이탈리아 슈퍼스타즈만 해도 각 팀은 한국타이어 하나당 450유로를 지불하고 사용한다.

◇황금알 낳는 거위 될 수도= 그리스는 최근 국제 규모의 레이스 트랙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테네 서쪽에 내년부터 착공에 들어가 새 레이싱 경기장을 만들고 포뮬러원(F1)의 유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총 9,460만유로가 투자될 예정이다. 그리스 정부는 레이싱 트랙, F1 유치를 통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광 상품도 개발할 방침이다. 트랙의 공사를 맡는 레이싱 파트라스는 최악의 경우 F1을 유치하지 못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세팡에 들어선 레이싱 서킷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1998년 8,000만달러(약 890억원)를 들여 지었다. 현재 세팡 서킷의 가치는 들인 금액의 2배를 넘어 약 1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매년 F1 경기를 보고 경기장 등을 찾아오는 해외 관광객들로 인해 경제 효과는 3억5,000만달러(3조8,955억원)를 넘어섰다고 평가된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투자는 결과적으로 대박을 이뤘다.

이탈리아 발레룬가 서킷도 마찬가지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5년 전 완공된 경기장은 슈퍼스타즈 경기가 열릴 때는 물론이고, 연중 수익사업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경기장은 레이싱 서킷을 비롯해 신차 발표회 등이 열리는 대규모 전시장, 오프로드 체험장과 랠리 경기장, 빗길과 젖은 노면 등 다양한 위험 상황을 대비한 주행 연습이 가능한 트레이닝장, 호텔 등을 갖춰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한국타이어 모터스포츠팀의 관계자는 "국내 영암 F1 서킷이나 태백 레이싱파크, 안산 스피드웨이 등이 이들을 롤모델로 삼아 체질 개선에 나선다면 충분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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