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경주 '10,000,000弗의 사나이'

US뱅크 챔피언십 공동 9위에 올라… PGA입성 7시즌만에 통산상금 1,003만弗


척박했던 국내 골프토양에서 싹을 틔운 뒤 뚝심과 도전정신으로 미국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사나이. ‘탱크’ 최경주(36ㆍ나이키골프)가 PGA투어 통산 상금 1,000만달러 돌파의 신기원을 이뤄냈다. 최경주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브라운디어파크GC(파70ㆍ6,739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US뱅크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 64타를 몰아쳤다. 3라운드까지 공동22위에 머물러 1,000만달러 고지 정복을 다음 기회로 미루는 듯했던 최경주는 뒷심을 발휘하며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67타로 공동9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번 대회 16위 이상의 성적이 필요했던 최경주는 지난 4월 셸휴스턴오픈(공동6위) 이후 3개월만의 시즌 두번째 ‘톱10’ 입상으로 위업 달성을 자축했다. 10만4,000달러의 상금을 보태 통산 상금은 이날 현재 1,003만9,474달러가 됐다. 이로써 지난 2000년 본격적인 PGA투어 활동을 시작한 최경주는 7시즌 184개 대회 출전만에 한국골프 역사의 또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한국의 간판 골퍼임을 재입증했다. ‘1,000만달러 사나이’는 세계최고 무대인 PGA투어에서 최경주를 포함해 63명이 배출됐을 뿐이다. 그 만큼 꾸준한 성적과 자기관리가 받침돼야 이를 수 있는 경지. 아시아인으로는 최경주와 비슷한 시기 진출한 마루야마 시게키(통산 1,200만달러)에 이어 두번째다. 퀄리파잉(Q)스쿨을 통해 2000년 투어에 합류한 최경주는 첫해 30만달러를 받는데 그쳐 다시 Q스쿨을 거쳤다. 하지만 2002년 2승과 함께 시즌상금 220만달러를 획득하며 1승을 추가한 지난해까지 매년 200만달러 안팎을 벌어들이며 정상급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이날 최경주는 그린적중률 78%에 이른 아이언 샷과 살아난 퍼팅 감각을 앞세워 2번홀(파4) 보기 이후 7개의 버디를 쓸어 담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한편 노장 코리 페이빈(47ㆍ미국)도 최경주 못지않은 기쁨을 누렸다. 3라운드까지 내리 선두를 질주했던 페이빈은 이날도 3타를 줄여 합계 20언더파 260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95년 US오픈에서 우승했지만 이듬해 마스터카드콜로니얼 제패를 끝으로 내리막길을 걸어왔던 그였기에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10년만의 투어 대회 우승(15승째)이자 이 대회 20년만의 정상 복귀. 페이빈은 20년 전 7만2,000달러의 무려 10배나 되는 72만달러의 우승상금을 받았지만 짧은 샷 거리와 많은 나이에도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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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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