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아프리카 개발 동참하자

아프리카인들의 눈이 다시 서울을 향하고 있다. 신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이들은 금세기에 한국이 담당해줄 수 있을 무언가 새로운 역할에 기대를 갖고 있다. 이번에 서울에서 개최된 제1차 한ㆍ아프리카 포럼은 앞으로 한국이 아프리카 지역 전체와 함께 실질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기본 틀을 갖추게 됐다는 면에서 실로 의미가 크다. 사실 아프리카 개발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01년 유엔에서 새로운 세기의 시작과 함께 세운 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의 이행을 위해 국제사회는 이행실적이 가장 저조한 지역인 아프리카에 대한 특별지원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매년 선진국들은 200억달러에 가까운 공적개발원조(ODA)를 아프리카에 제공해왔다. 전 세계 ODA 금액의 3분의1 이상이 아프리카에 집중돼왔고 그것도 무상 원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올해 3월 노무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 이니셔티브’를 천명하고, 오는 2008년까지 대아프리카 개발 원조를 3배로 확대하는 것을 위시해 아프리카의 빈곤 퇴치와 경제ㆍ사회 발전을 위한 기여를 대폭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동참할 것을 선언했다. 이번에 민ㆍ관ㆍ학 합동 협의체로 발족되는 한ㆍ아프리카 포럼도 이러한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실제 무엇을 기여할 수 있으며, 과연 우리나라의 기여가 아프리카의 발전에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어쩌면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나라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바로 우리의 경제ㆍ사회 개발 경험의 전수이며 인력개발이 핵심이다. 특히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 아프리카에 희망을 전수할 수 있다. 온갖 민족적 시련과 악조건을 견디고 20세기 막판에 절대 빈곤을 탈피해 당당한 국제적 위치에 오르기까지 ‘압축 성장’을 실현한 우리나라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다행히도 필자가 주재하고 있는 모로코도 인력개발의 중요성을 깨달아 국왕 주도하에 국가적 과제로 몇 년 전부터 ‘인력개발을 위한 국가 이니셔티브’를 시행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발전상을 통해 교훈을 얻고 또한 한국의 여러 제도를 벤치마킹하기를 원한다. 기획부 장관은 우리의 발전 경험을 전수받기 위해 지난해 말 한국 경제발전 세미나를 우리 대사관과 공동으로 개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 등 농촌 및 사회의식 개발 사례, 국가 지도자의 강력한 정책 의지하에 수출 주도 등 자국의 특징을 살린 종합적인 경제ㆍ사회 개발 계획의 수립 및 이행 경험은 이들에게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고취시켜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대아프리카 협력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어느 정도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아프리카 53개국 모두를 대상으로 하기보다 어느 정도 기반이 잡혀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인력개발 지원과 경험개발 전수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결국 아프리카의 장래는 아프리카인들의 손에 달려 있는 만큼 다른 국가들은 이들 선도국의 변화와 발전을 목격하면서 자극을 받고 다시 이들을 모델로 삼아 발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포럼의 주제대로 ‘21세기 아시아ㆍ아프리카 공동 번영을 향하여’ 아프리카와 세계는 한국의 새로운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나라가 검지만 광택을 드러내는 흑단나무(ebony)처럼 아프리카에 밝고 아름다운 장래를 가져오는 희망을 전해줄 수 있기를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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