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동차업계 ‘일 더하기’ 본격화

◎“파업여파·경기불황으로 경영위기” 진단/휴일근무·토요휴무 반납 등 결의 잇따라28일 상오 8시 종로구 계동 현대빌딩 지하 2층 대강당. 빈자리는 하나도 없었고 서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 자리에서 박병재 현대자동차사장이 15년만에 처음으로 임금체불에 대한 임직원들의 이해를 구하고 있었다. 박사장은 『급여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이번 조치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실제로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박사장은 『과거 장기간의 분규에도 급여가 제때 지급됐던 것은 예측하고 대비했기 때문이지만 이번 사태는 돌발적이고 예상외로 피해가 컸다』고 강조했다. 국내 초일류기업이며 세계 10대업체 진입을 눈앞에 둔 현대자동차도 「비상경영」이 필요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않다. 노동법분규가 자동차업체에 던진 「피해」는 의외로 크다. 이날 현대는 과장급 이상 전임직원들의 토요격주휴무를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중단키로 했다. 특히 이날 정몽규회장은 영업소를 돌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런 움직임은 현대 뿐만이 아니다. 기아, 쌍룡, 대우, 아시아 등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파업과 이에따른 생산 및 판매차질, 경기불황에 따른 시장위축 등에 따라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기아는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모든 임원들이 휴일에도 정상근무에 돌입했다. 쌍용은 전임직원을 대상으로 격주토요휴무제를 이번 주 부터 중단키로 결의했으며 「30분 일찍출근, 30분 늦게퇴근」을 시행키로 했다. 또 일정직급 이상의 간부들은 노조와 같이 임금인상을 회사측에 위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대우는 다른 업체에 비해서는 다소 여유가 있지만 잇단 신차출고에 맞춰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대우는 특히 『자동차임직원들은 상오 6시에 출근하고 밤 12시에 퇴근하는 자세로 일해야 할 것』이라는 김우중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일 더하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는 「초비상경영」 체제다. 지난 11일 비상경영을 선언한 아시아는 토요격주휴무를 없애 토요일에도 하오 5시까지 근무키로 했다. 특히 간접부서의 과장급 이상 간부와 임원들은 휴일근무를 하고 생산·판매부서는 전임직원들이 휴가반납 체제에 들어갔다. 이들은 이같은 비상경영에 대해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로 규정, 상당기간 이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박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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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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