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미디어플레이어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둔 애플이 게임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게임기에 대한 수요가 줄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만 갖고도 게임기에서 즐기는 대부분 게임들을 그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휴대폰이 기능과 화면 등 성능이 더욱 좋아진 스마트폰으로 거듭나면서 닌텐도와 소니의 독자적인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게임기능을 갖춘 휴대폰 매출은 12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반면 휴대용 게임기 판매는 3,890만 달러로 2.5% 감소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플러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아이폰 게임 매출은 5억 달러 상당으로, 전년 1억5,000만 달러에 비해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전체 미국 게임 시장의 5%에 달하는 수준으로, 전년 1%대에 머물렀던 데 비해 대폭 증가한 것이다. 휴대용 게임 시장 내 점유율로 따질 경우 아이폰 게임은 2008년 5%에서 지난해 19%까지 성장해 1년 만에 소니를 제치고 시장 2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DFC 인텔리전스는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의 게임 매출은 2014년까지 28억 달러 규모에 이르러 지금보다 512%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닌텐도와 소니의 게임기 매출은 2014년까지 63억달러 규모로 지금보다 4% 가량 느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임 소프트웨어의 경우도 닌텐도DS는 지난해 1억9,700만개를 팔았으나 올해는 1억5,100만개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게임 붐은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콘솔 및 휴대용 게임기용 게임을 개발했던 기업들은 현재 모바일폰에 사용되는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맷 부티 마이크로소프트(MS) 모바일 게임 부문 매니저는 "DS와 PSP에 열광했던 아이들은 이제 기성 휴대폰을 가지고 다닌다"며 "우리는 모바일폰 게임 시장을 잠재적인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게임의 부상에 애플은 이달 초 새 운영체제에 게임센터라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용자들은 게임센터를 통해 아이폰과 아이팟터치, 아이패드 등에서 다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모바일폰 사용자들은 지난해 출시한 게임의 93%를 이용할 수 있다. 반면 휴대용 게임기 등 콘솔 게임기를 통해 즐길 수 있는 게임은 3%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