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참모 전원 내년 총선 불출마" 배수진

靑 참모진 개편… 정무수석 김효재·홍보수석 김두우

이명박 대통령이 전격적인 청와대 개편을 통해 국민에게 던진 메시지는 '국정 쇄신의지'와 '친정체제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4∙27 재보선 참패 이후 연이어 터진 저축은행 사태와 반값등록금 논쟁 등으로 민심이 빠르게 이반되고 정부와 여당에서 이 대통령의 말발이 잘 먹히지 않는 등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이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국민들에게는 청와대의 자성의 뜻을 표시하고 정부∙여당에 대해서는 장악력을 강화하는 두 가지 의미가 이번 청와대 개편에 녹아 있는 셈이다. 우선 중도성향의 정진석 정무수석과 홍상표 홍보수석 대신 대선 캠프 출신의 김효재 한나라당 의원과 청와대 원년멤버인 김두우 기획관리실장을 발탁한 것은 '친정체제'를 강화해 레임덕의 진전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필요에서 나온 선택으로 풀이된다. 정무수석에 내정된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의 경선후보 시절부터 캠프에서 활약한 측근이고 홍보수석에 내정된 김 기획관리실장은 이 대통령의 임기 초부터 청와대에서 참모로 일해왔다. 후임 기획관리실장으로 유력시되는 장다사로 민정1비서관도 취임 초부터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보좌해온 핵심측근이다. 이는 임기 후반기를 마지막까지 함께하면서 주요 국정과제의 성공적 마무리를 도울 측근들로 청와대 참모진을 꾸리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깔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총선 출마를 원하거나 다른 자리에 관심 있는 참모들은 청와대를 떠나라고 지시한 것 역시 집권 말기에도 충성을 다할 참모들을 곁에 두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한 이 대통령이 당초 7월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로 잡았던 청와대 개편을 한 달가량 앞당긴 것은 최근 저축은행 사태와 반값 등록금, 일반 의약품의 슈퍼 판매 무산 등으로 돌아선 민심을 다급하게 되돌려야 하는 절박함의 표시로 받아들여진다. 당초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참패 이후 당∙정∙청 개편의 요구가 높아진 가운데 당과 정부의 개편은 속전속결로 진행됐으나 청와대 개편은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져왔다. 특히 최근에는 아무리 일러도 7월4일 이후 늦어지면 올해 말 정기국회가 끝난 뒤로 청와대 개편 시기가 늦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공공연히 나돌 정도로 청와대 개편에 대한 이 대통령의 입장은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저축은행 사태에 청와대 인사들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고 일반 의약품을 슈퍼에서 판매하도록 추진했던 것이 무산되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이 대통령의 지지율도 불과 2~3개월 새 50%선의 안정적인 흐름이 무너져 20%대로 추락하자 이 대통령은 청와대의 개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할 경우 내년 4월 총선 패배는 물론 12월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정신을 재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자세를 가다듬을 것을 주문했고 오는 17~18일에는 1박2일 '국정대토론회'를 열어 장차관 전원을 소집해 '정신무장'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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