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현지 작업장 점검 '검역 주권' 확보

■ 캐나다産 쇠고기 수입 재개된다<BR>수입허용 범위도 美보다 엄격해져… 가격 하락으로 한우농가엔 먹구름



한국과 캐나다의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합의는 우리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됐던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패널절차로 가면 패소가 유력해 캐나다뿐 아니라 중국ㆍ일본 등 다른 국가에마저 문을 열어줘야 할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수입허용 범위를 미국보다 강화된 수준으로 합의했으며 우리 정부가 캐나다 작업장 현지점검을 통해 직접 승인하는 '검역주권'을 확보했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구제역 파동으로 몸살을 앓아온 국내 한우농가에는 다시 한번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캐나다산 쇠고기가 올해 내 수입이 재개되고 미국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함께 재차 추가 시장개방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산 쇠고기의 물결이 더욱 거세지는 것이다. 이미 한우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구제역 여파로 소비가 줄어들면서 지난달 1.2%까지 떨어졌다. 한창 한우 가치가 높을 때는 40~50%대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1만3,192톤으로 호주(1만3,685톤)에 추월당하기도 했다. 지난달까지 쇠고기 수입량은 12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했다. 게다가 한우 사육두 수 증가로 한우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우 도매시장 평균가격은 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1월 ㎏당 1만5,285원에서 이달 초 1만1,448원까지 떨어졌다. 한우고기 소비자가격 역시 지난해 말 대비 등심과 불고기는 약 20%, 갈비는 30%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익명의 한 시장전문가는 "한우 도매시장 가격과 송아지 가격이 더 떨어지면 농가의 타격이 막대할 것"이라며 "사실상 지금을 마지노선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 음식점에서는 이러한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채소 등 다른 식재료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다 보니 한우 가격이 떨어져도 음식점에서는 이를 반영하지 않는다. 정부에서 한우 할인 판매 행사에 동참을 요청해도 참여하는 음식점은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산지나 도매가격 하락분만큼 소비자 가격이 내려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물론 정부에서는 수입이 중단되기 이전인 2002년까지의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량인 1만2,000톤(3,100만달러)은 전체 수입량의 4%로 국내 쇠고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우협회의 한 관계자는 "원산제 표시제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시장에서 한우와 수입쇠고기가 완전히 차별화됐다"면서도 "구제역 이후 가격도 떨어지고 걱정하는 시점에 캐나다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결정하면서 한우농가가 더욱 힘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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