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부실채권 물량 잡아라" 후끈

'큰손' 유암코 등 이어 보험사·저축銀·대부업체 너도나도 가세<br>불투명한 경기·회계기준 변경탓물량 계속 늘듯


부실채권(NPLㆍNon Performing Loan) 시장에 전문 투자기관 외에 보험사와 저축은행ㆍ대부업체들이 대거 뛰어들어 연말 NPL 시장을 후끈 달구고 있다. 은행권이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회계기준 변경, 금융 당국의 지도 등에 떠밀려 비교적 우량한 NPL을 쏟아내자 그동안 눈길조차 주지 않던 금융회사들까지 대목을 노리고 투자에 나선 것이다. 28일 금융감독원과 회계법인 삼정KPMG에 따르면 올 4ㆍ4분기 들어 국내 은행권에서 나온 NPL은 3조6,000억원대로 추산됐다. 1ㆍ4분기 5,176억원, 2ㆍ4분기 2조9,368억원, 3ㆍ4분기 1조3,426억원에서 4ㆍ4분기 들어 급격히 팽창했다. 은행들은 대손상각ㆍ매각ㆍ담보처분 등을 통한 여신회수ㆍ여신정상화 순으로 NPL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NPL 물량이 쏟아진 배경에는 무엇보다 어두운 경기전망이 작용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연말 NPL 시장이 지난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8월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NPL 시장 팽창의 방아쇠로 작용한 것이다. 회계기준이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변경된 점도 원인이다. 지난 2009년까지만 해도 은행들은 NPL이 발생하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NPL 비율을 낮췄다. 하지만 IFRS 도입으로 ABS를 발행하는 특수목적법인(SPC)까지 회계대상에 포함시켜야 해 NPL 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사라졌다. 여기에다 금융 당국은 은행들에 NPL 비율을 1.5%에 맞추라고 권고하자 NPL 시장이 커지게 된 것이다. 은행권이 비교적 양호한 NPL을 쏟아내기 시작하자 NPL을 대체투자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투자자 수요도 급증했다. NPL 시장의 큰손은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우리F&I 등으로 지난해 입찰물량의 68%를 매입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그 비중이 줄었다. 특히 최근 들어 그동안 NPL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보험사, 외국계 사모펀드, 저축은행은 물론 대부업체까지 NPL 시장에 뛰어들어 물량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보험사 중에서는 현대해상과 LIG손해보험이 화인파트너스 컨소시엄 NPL펀드에 각각 100억원, 200억원을 투자했고 메리츠화재는 내년 초 설립예정인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의 재무안정 사모투자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도 NPL 투자에 적극적이다. 특히 대부업체들은 올 상반기에만 2,500억원가량의 NPL을 매입했다. 김상동 대주회계법인 파트너는 "건설업과 조선업 등이 호황을 누리던 2006년부터 2007년 사이에 집행됐던 대출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부실화한 영향이 NPL 시장 확대로 이어졌다"며 "저축은행들의 부실자산도 계속 나오고 있어 내년 상반기 NPL 시장은 더 팽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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