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日자금, 한국 회사채로 몰린다

유로존 위기로 투자처 잃자<br>車·유화 회사채 인수나서<br>원低엔高 겹쳐 움직임 가속


유로존 위기로 투자처를 잃은 일본 기관 자금이 우리나라 회사채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에는 원화약세와 엔화강세에 따른 환차익까지 겹치면서 일본 자금이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국내 대표 기업에서 발행한 회사채 담기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6일 3,000억원 규모로 발행될 현대차의 5년 만기 회사채에 일본계 은행이 투자 결정을 내렸다. 보통 대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기관 자금을 미리 확보한 후 발행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번 현대차 회사채 인수에도 이변이 없는 한 일본 자금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주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의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또는 미즈호파이낸셜그룹 계열사인 미즈호은행 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이 자금의 투자액을 약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발행은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이자율은 4.06%로 잠정 결정됐다. 또 지난 9월26일 5,000억원 규모로 발행됐던 호남석유화학의 3년 만기채 역시 일본계 자금의 투자대상이 됐고 7월에 등장했던 롯데제과 회사채에도 이들이 발을 담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포스코ㆍKT 등 7월 이후 발행한 AA+ 이상의 초우량 회사채 대부분에 일본 기관이 참여했다는 게 채권 딜러들의 전언이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이전까지는 외국인의 한국 회사채 투자가 거의 없었지만 최근 AA+ 이상 회사채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특히 일본 자금의 경우 전통 제조업 중심의 국내 대표 기업 회사채에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채권 딜러들은 일본 자금이 우리나라 초우량 회사채에 몰리는 것에 대해 유로존 위기에 따른 투자 포트폴리오의 변화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원화약세와 엔화강세가 동시에 진행돼 가격부담이 낮아지면서 한국 회사채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유로존 사태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일본계 은행 등이 엔화를 원화로 바꿔 한국에서 직접 회사채에 투자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의 엔화강세와 원화약세 흐름이 이러한 움직임을 더욱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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