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앙종금 유동성부족 "시너지 어렵다"

중앙종금 유동성부족 "시너지 어렵다"중앙종금-제주銀 합병무산 배경·전망 한스종금의 스위스계 대주주측이 출자포기를 선언한 데 이어 중앙종금과 제주은행의 합병마저 무산되는 등 종금사들의 「자력 구조조정」이 잇따라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중앙종금과 제주은행의 합병무산과 관련, 양측이 경영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수세적 입장에서 「합병」을 선택했지만 중앙종금이 유동성 부족을 겪으면서 더이상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측의 이번 합병무산은 한스종금 문제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 성급하게 시장에 이를 알리는 바람에 발표를 믿고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나 고객들이 큰 피해를 입는 부작용을 낳고 말았다. ◇합병 왜 무산됐나=중앙종금 고위 관계자는 『제주은행은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을 중앙종금에서 지원해주기를 기대했으나 중앙종금이 현실적으로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자 곧바로 합병해지 통보를 보내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제주은행은 금감원의 경영개선 조치에 따라 오는 9월 말까지 최소 1,000억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태. 하지만 현재 대주주들은 출자여력이 사실상 없어 자구계획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당초 합병추진 과정에서 지원을 기대했던 파트너(중앙종금)마저 유동성 문제와 함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예상보다 훨씬 나쁘게 나오자 더이상 합병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제주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없다는 판단때문이며 중앙종금에 도움을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그러나 양측이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이 합병실패의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양측 앞으로 어떻게 되나=제주은행은 이번 합병해지 통보와 함께 재일교포의 자금을 포함한 외국자본 유치를 통해 독자생존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럴려면 정부에서 정한 시한인 9월 말까지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주주들이 증자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외자유치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금융지주회사로 편입되는 등의 방법으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상황이 다급하기는 중앙종금도 마찬가지다. 중앙종금은 일단 증자를 포함한 자구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다음주 초께 BIS 비율을 9%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공식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종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500억~600억원 정도의 증자를 실시하면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며 『금감원과의 협의 등을 거쳐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감원측은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증자를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고비를 제대로 넘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만일 자본확충에 실패하면 중앙종금 역시 정부가 이미 밝힌 대로 예보 자회사로 편입되는 운명을 맞게 된다. ◇종금사 정부주도 구조조정만 남아=한스종금과 중앙종금의 자력 구조조정 계획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부실 종금사들은 정부가 정한 스케줄대로 예보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를 찾기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시한이 워낙 촉박한데다 타금융기관들은 물론 대주주들마저 대부분 부실사와의 합병이나 증자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종금사 관계자는 『이미 부실업종으로 낙인찍힌 상태여서 이젠 어디 기대볼 만한 곳도 없다』며 『BIS 비율 8% 미만의 부실사들은 물론 살아 남는 종금사들도 향후 추가 자구계획 마련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진우기자RAIN@SED.CO.KR 입력시간 2000/07/20 17:4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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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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