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축배사이다」 개발 주역 해태음료 오승훈 팀장(유통가 사람들)

◎4월 출시 올 320억 매출 예상 사이다시장 다크호스로 “개성시대 새맛찾기 전략 성공”해태음료는 올 사이다제품에서 5백억원의 매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총 2천억원규모인 사이다시장의 25%에 달하는 것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변변한 제품이 없어 시장점유율이 3∼5%에 불과했던 해태로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해태의 이같은 사이다 매출급증은 「쿨사이다」와 함께 올 4월 선보인 「축배사이다」에 크게 힘입었다. 축배사이다는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를 보이면서 월 5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말까지 3백2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등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 축배사이다를 개발한 주역은 오승훈 탄산음료개발팀장(36)이다. 축배사이다가 탄생하기까지는 1년이나 소요됐다. 오팀장은 4명의 연구원과 함께 신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가장 큰 난관은 현시점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호를 파악, 이에 맞는 향을 선택하는 일. 오팀장은 수백종의 향 중에서 과즙음료 「갈아만든 배」의 성공에 힌트를 얻어 배향 사이다를 개발키로 방향을 정했다. 이는 대부분의 사이다가 레몬라임향인 것을 감안하면 모험이었다. 그러나 배맛이 탄산음료에서도 먹힐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30여종의 배향 중에서 소비자 입맛에 맞는 향을 고르는데 착수했다. 다음으로는 당도와 탄산 주입량을 조절하면서 2백회가 넘는 향 실험을 했다. 오팀장은 이 기간 중 양치질을 밥 먹기 전에 했다. 치약을 쓰지 않고 물로만 대충 입안을 헹구기도 했다. 밥먹고 난 후 양치질을 할 경우 치약 속의 불소 성분으로 인해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탄산 주입량은 경쟁제품인 롯데 「칠성사이다」와 같게 해 정면승부를 택했다. 오팀장은 이번에는 우여곡절 끝에 나온 시제품을 들고 직접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작업에 착수했다. 사이다를 넣은 아이스박스를 메고 거리를 누볐다. 특히 본사 옆에 위치한 KBS의 공개방송을 보려고 몰려든 10대들을 대상으로 많은 시음회를 가졌다. 이 때문에 공개방송이 있는 날짜와 시간을 줄줄 욀 정도가 됐다. 이처럼 철저한 연구와 소비자 조사를 거쳐 선보인 축배사이다가 성공을 거두면서 해태는 「탄산음료 입지강화」라는 숙원을 풀 수 있었다. 『요즘은 개성시대인데 음료에서도 기존 음용패턴이 변할 것이라고 보고 이를 주도적으로 바꿔보자는 전략 아래 축배사이다를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는 오팀장의 설명이다.<문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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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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