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추석이후가 더 걱정이라는데…] 생사 기로에선 저축銀 시장엔 벌써부터 살생부 나돌아… 저축銀 업계 칼바람 분다 14일 정상화계획 마감, 예금인출 문의 쏟아져… 뱅크런도 배제 못해1조원 넘는 후순위채도 해결해야 할 난제로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서울 소재의 한 저축은행 행장은 이번 추석 연휴를 사실상 반납했다. 아니 불안하기 짝이 없다. 금융감독당국의 경영진단에서는 우량 판정을 받았지만 추석 이후 본격화할 구조조정 때문이다. 일부 저축은행에서 불안심리가 생기기 시작하면 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고민은 깊다. 저축은행 업계는 추석 이후 대대적인 칼바람이 분다. 지금까지의 경영진단 작업은 태풍이 오기 전의 고요함에 불과할 수 있다. 당장 감독당국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이어서 적기시정조치 대상인 업체에 오는 14일까지 경영정상화 계획을 내도록 했다. 당국은 추석 연휴를 감안해 마감일을 13일에서 하루 늦춰줬다. 그러나 해당 저축은행들은 좌불안석이다. 일부 부실 저축은행은 추석 연휴에도 막바지 보완작업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일정을 꼼꼼히 챙겨 마지막 구제를 받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이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출하면 경영평가위원회를 열어 이를 심사한다. BIS 비율이 1% 미만인 업체들은 경평위에서 자구계획마저 인정받지 못하면 시장에서 곧바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BIS 비율이 1% 미만인 저축은행은 12곳에 달한다. 당국은 살려줄 수 있는 저축은행은 최대한 기회를 준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문을 닫는 저축은행은 많아야 4~5개 정도 되지 않겠느냐는 게 시장의 평가다. 그러나 문제는 경영진단 전후에 발생할 수 있는 고객과 시장 동요다. 당국이 뜸을 들이고 있는 사이 시장에서는 저축은행 살생부가 나도는 등 혼란이 극심하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당국이 칼을 꺼내보기도 전에 판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저축은행은 영업정지 대상에 들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번주에 주가가 뚝 떨어졌다. 또 다른 저축은행은 예금인출 문의가 쏟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상당수 저축은행의 경우 고객들이 경영진단 결과와 BIS 비율을 묻는 사례가 많다. 업계와 당국에서 가장 걱정하는 게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다. 9월 말께 저축은행 구조조정 명단이 발표되면 고객들이 예금을 빼는 등 즉각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저축은행 영업정지 4일 후부터 예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고객 불안감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당국에서 BIS 비율이 5~7%로 회색지대에 있는 저축은행에 확실한 생존보장을 해주지 않는 한 이들 저축은행에서 고객들의 동요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에서는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처럼 대규모 예금인출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경영진단 결과가 나오면 고객들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넘어야 할 고개는 또 있다. 당국 입장에서는 저축은행 후순위채도 골칫거리다. 5,000만원 이상 예금이야 지금이라도 분산 예치하면 되지만 현재로서는 후순위채는 답이 없다. 매각도 사실상 불가능하고 환매도 안 된다. 일부 대형사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제2의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날 수 있다. 97개 저축은행에 후순위채 투자자는 3만2,000명가량으로 금액으로만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저축은행 업계의 고위관계자는 "추석 이후 부실 저축은행은 생사를 가를 평가를 받게 된다"며 "이달 말에 그 결과가 발표되면 부실사뿐만 아니라 멀쩡한 곳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방향이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가 입 열면 메가톤급 파장! 저축銀 사태 어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