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HSBC "홍콩, 美달러 페그제 버려야"

"홍콩내 위안화 사용 확대따라 바스켓 통화제로 전환 시급"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의 부상에 따라 달러 페그제를 채택한 홍콩이 페그제를 버리고 바스켓통화제(여러 통화로 구성된 환율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달러 페그제는 미 달러에 자국화폐의 환율을 고정시키는 제도이다. HSBC의 스튜어트 걸리버(사진) 최고경영자(CEO)는 "홍콩 정부가 지난 28년간 유지해왔던 홍콩 달러의 미 달러 페그제를 바스켓통화로 바꾸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걸리버 CEO는 "홍콩 정부가 홍콩 달러의 페그제 변경을 검토한다면 바스켓 통화로의 전환이 홍콩과 거래하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등 통화제도 변경이 훨씬 나을 것"이라며 "조만간 홍콩 정부는 페그제를 유지하느냐 아니면 변동환율제를 선택하느냐를 두고 선택의 갈림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중국이 고성장을 나타내면서 위안화와의 연계가 더 강화되고 있다"며 "홍콩 내 위안화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바스켓 통화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홍콩 달러를 발행하는 은행 가운데 한 곳인 HSBC가 이처럼 이례적인 주장을 한 것은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로 약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홍콩 달러도 동반 절하돼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과 자산가격 거품 현상 등 부작용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해석했다. 실제로 홍콩 내 투자자들은 미 달러에 등을 돌리고 홍콩 정부의 달러 페그제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미국이 재정적자 감축과 침체된 내수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규모의 달러를 시장에 풀고 있어 홍콩의 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WSJ는 "전문가들도 홍콩이 페그제를 버리고 바스켓통화제로 전환할 경우 미 달러 약세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홍콩의 경제적 상황이 점점 중국과 밀접하게 연관되고 미국과는 멀어지고 있어 위안화를 포함한 유연한 바스켓으로 바꾸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전했다. 다만 페그제는 홍콩달러의 신뢰성을 제고시켜 홍콩이 국제금융중심지로 발전하는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만큼, 홍콩이 달러 페그를 버리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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