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 늘리겠다고합의했으나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OPEC는 오는 1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 쿼터를 100만배럴 늘려 2천700만배럴로늘리고 목표가격(유가밴드)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OPEC의 쿼터 조정이 `후행 조치'에 불과해 국제 유가의 흐름이나 증시에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OPEC 결정에 국제유가 `반짝' 하락
OPEC의 쿼터 조정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1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5일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0.61달러 떨어진 배럴당 43.74달러를 기록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0월물 선물가도 43.58달러로 0.81달러 하락했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유가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원유 증산 결정이 국제 유가 상승세를 꺾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OPEC의 이번 조치가 이미 국제 유가가 사상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시점에서 행한 `뒤늦은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
OPEC가 이미 생산 쿼터를 200만배럴 가량 초과한 하루 2천800만배럴을 생산하고있어 이번 합의는 실질적인 증산 효과가 없는 후행적 조정 성격이 강해 국제 유가의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 지속..증시 영향 제한적 OPEC의 쿼터 조정이 국제 유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증시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유선 동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OPEC의 이번 증산 결정은 이미 시장에서 예견된 것이며 더 이상의 증산 여력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국제 유가는 40달러 초반 수준에서 움직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고유가 상태를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OPEC의 결정이 유가의 추가 급등 가능성을 낮춰 증시에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경제 흐름 자체를 바꿔놓기 어려워 증시 영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팀장도 "OPEC가 현재도 쿼터를 200만배럴이나 초과해생산하고 있어 이번 쿼터 조정이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한다"며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의 80만배럴 증산 약속은 국제 유가 안정에 다소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향후 유가의 흐름을 결정할 수 있는 수요와 공급량을 예측하기 어려워 고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추세적인 하락조짐이 뚜렷하게나타나기 전까지는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