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메르켈·사르코지 '위상 UP… 연임가도 청신호', 캐머런 英총리 '유럽통합 논의 주도권 뺏길듯'

구제안 합의 따른 유럽 정상들 득실은… <br>그리스 파판드레우 총리는 안도의 한숨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이번 협상에서 정치력을 과시하면서 연임가도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안이 마련되면서 유럽 각국 정상들의 득실을 놓고 이래저래 말들이 나오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이번에 특유의 돌파력을 과시하며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으며 그리스도 비록 구제안 마련 과정에는 소외됐지만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반면 영국은 유로존의 결속이 더욱 단단해져 향후 유럽통합 논의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사실상 이번 협상을 진두지휘하며 '유럽의 1인자'라는 타이틀을 재확인했다. 특히 자신의 의도대로 협상일정을 조율하고 구제금융 협상안까지 도출하면서 막강한 정치 파워를 확실히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메르켈 총리는 민간 채권단들의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당초 15일 열릴 예정이던 정상회담을 보이콧하는 등 강경입장을 견지해왔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의 잇단 반발에도 불구하고 구제금융안에 민간 채권단을 참여시키자는 자신의 주장을 끝내 관철시켰다. 그는 또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기싸움에서도 승리하며 유로존에서 독일이 여전히 프랑스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그는 자국 은행에 부담이 돌아갈 것을 우려해 프랑스가 제안한 '은행세 도입'을 철회시키고 막판에 자신이 주장해온 채권 스와프 방안을 포함시키는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비록 메르켈 총리에 끌려다닌다는 인상을 줬지만 유로존 사수를 위해 총대를 메고 전방위로 뛰어다니면서 시장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유로존 위기 정국에 느슨한 태도를 보였던 메르켈 총리보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리더십이 더욱 돋보였다"고 치켜세웠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도 또 한 번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그리스를 파탄 직전으로 몰고 간 주범으로 몰리며 국민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던 파판드레우 총리는 추가 구제금융을 얻어냄으로써 정치적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긴축 재정안에 대한 국민들과 야당의 반발이 거센데다 조기 총선 가능성도 남아 있어 6차 구제금융이 예정된 오는 9월 중 또 한번 중대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번 협상을 씁쓸한 눈길로 바라보게 됐다. 캐머런 총리는 머독 스캔들에 쏠려 있는 관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스 사태가 좀더 이어지기를 내심 바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로존이 다시 뭉쳐 시장을 진정시키자 아쉬워하는 눈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로존이 본격적으로 재정통합 모색에 나설 경우 유로존과 선을 그었던 캐머런 총리가 유럽 통합 논의에서 발언권이 점점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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