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기업인들은 말년에 큰일 낸다(?)

◎MD 스톤시퍼·시카고은 토머스 이어 앨런 AT&T사 회장도 500억불규모 M&A 추진【뉴욕=김인영 특파원】 로버트 앨런 AT&T 회장의 나이는 올해로 62세다. 은퇴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그는 최근 미국 역사상 최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지역전화망을 갖고 있는 SBC와 5백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진두지휘함으로써 그는 기업인으로서의 인생에 유종의 미를 거두려 하고 있는 것이다. 앨런 회장처럼 미국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인생의 황혼기에 무언가 획기적인 일을 단행함으로써 업계에 기념비를 세우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 스펜서스튜어트 연구소의 부회장인 데니스 크레이씨는 최근 3년간 진행된 대규모 M&A(인수 및 합병) 23건 중 17건에 60세 이상의 최고경영자가 관련됐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중 하나로 보잉사와 합병을 단행키로 한 맥도널 더글러스사의 해리 스톤시퍼 회장은 올해로 60세. 또 시카고 제일은행의 리처드 토머스 회장이 지난 95년 NBD 은행과 40억달러 짜리 합병을 단행했을때 나이는 64세였다. ABC방송의 모기업 캐피털 시티스의 회장 토머스 머피씨가 나이 70이던 지난해 월트디즈니에 회사와 M&A를 결단했다. 미국의 최고경영자들이 환갑을 넘어서 큰 일을 저지르는(?) 것은 그동안 기업활동으로 쌓은 업적을 정년이 되기 전에 최종정리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념비적인 사건을 통해 기업인으로서의 이름과 영원함을 새기기 위한 것이다. 주로 나이든 기업인들이 말년에 해내고야 마는 큰 결심은 M&A. 상대 기업의 경영자는 주로 젊은 사람이 대부분인데, 기업인으로서의 경륜을 젊은 경영자에게 전수함과 함께 스스로 퇴진의 길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오너 기업인이 마땅한 상속자가 없을때 은퇴기에 대규모 M&A를 단행함으로써 상대기업의 젊은 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겨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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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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