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돈안드는 선거/유혁인 종합유선방송위 위원장(로터리)

 과거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국가나 민족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이번 한보사건의 교훈은 무엇인가. 그것은 고비용 정치구조라는 원흉을 이대로 둬서는 언제 또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될 지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이번 한보사건에 연루된 정치인들이 개인적 치부를 위해 돈을 받은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정치하는데 돈이 많이 들다보니 그랬다는 그들의 변명을 믿는 쪽이다. 그렇다고 그런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는 지는 별개의 차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태의 재발방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한보사건에서 보듯, 왜 정치자금 수수가 계속해서 문제되는 것일까. 흔히들 여당은 조직과 돈으로 선거를 치르고 야당은 바람으로 선거를 치른다고 해왔다. 그렇지만 이같은 생각은 눈앞에 다가선 21세기 정보사회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낡은 관념들이다. 정당조직을 우리처럼 돈 들여 운용하는 나라도 드물고, 돈으로 표를 살 수 있다는 논리도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바람의 세몰이도 돈 안들이고 하기는 힘들 것이며 자칫 매터도가 난무하는 과열 혼탁 선거를 초래하기 십상이다.  필자의 생각은 돈안드는 선거를 위해 케이블TV를 기본시설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디지털화로 늘어나는 채널을 돈안드는 선거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후보자나 정당이 합리적 비용으로 국민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갖는다는 것, 이것이 바로 고비용 정치구조를 혁파하는 지름길이다. 케이블TV는 이런 시대적 요청에 훌륭히 부응할 수 있는 매체다. 다채널 매체인 케이블TV는 공공적 역할에 걸맞는 채널들을 제공할 여유가 있다. 나아가 케이블TV의 지역채널은 특히 총선이나 지방자치선거에서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다. 그것은 한정된 권역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그 지역 후보자만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케이블TV는 정보고속도로의 모세혈관이기도 하다. 이러한 케이블TV를 우리 사회에 도움주는 기간 매체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돈 안드는 선거의 기본시설로 활용하자는 것은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이제 올해말이면 케이블TV의 전국망이 완성된다. 이를 계기로 케이블TV의 공공적 활용에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업계는 업계대로, 농어민이든 도시거주자든간에 전국민 모두가 케이블TV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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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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