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국내 생수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제주삼다수의 판매권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에 급락했다.
농심은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내내 약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5.73%(1만4,500원) 떨어진 2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농심은 나흘 연속 하락세의 부진에 빠졌다.
이날의 약세는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농심에 제주도 이외 지역의 판매권에 대한 계약 해지를 통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 1998년 이후 3년 주기로 농심과 제주삼다수의 판매대행 계약을 체결해 왔다. 현재 계약에 따르면 농심이 구매물량을 이행하는 경우 자동으로 1년씩 계약이 갱신되게 돼 있다. 하지만 지난 7일 제주도 의회가 생수 판매사업자를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하도록 공사의 설치조례를 개정한 후 지난 12일에 회사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제주삼다수는 농심의 올해 예상 매출액 2조2100억원의 9%를 차지하고 있어 계약 해지에 따른 농심측의 타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물론 공개입찰을 통해 농심이 다시 계약권을 따낼 가능성도 열려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제주삼다수의 전국 유통을 공사가 총괄하고 권역별로 대리점을 선정하거나 직거래와 위탁판매 체제를 병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계약권 확보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농심 관계자는 “일단 남은 3개월의 시간 동안 계속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생수시장은 시장 규모가 5000억원 정도로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 농심의 제주삼다수가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고 롯데칠성과 하이트진로, 동원F&B 등이 유력 사업자로 경쟁 중이다.
박기용 기자 xenolith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