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존 라이크먼 美 컬럼비아대 교수 "시민들이 지적·창의적 활동하게 만들어야"

세계적 미술 석학이 밝힌 창의도시의 조건


“창의적인 도시는 파사드(건물의 겉모습)를 화려하게 하거나 녹색건물을 많이 짓는다고 해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시민들이 도시 공간 안에서 지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계적인 미술사 석학인 존 라이크만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16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열린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국제컨퍼런스 서울 2011’ 기조연설에서 창의 도시의 성패는 단순히 하드웨어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콘텐츠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라이크만 교수는 이날 ‘꿈의 도시, 서울’이란 주제의 연설에서 1970년대 암울했던 미국 뉴욕시를 예로 들며 “당시 뉴욕은 경제적으로는 어려운 시기였지만 예술사 측면에서는 다양한 문화의 충돌과 실험이 이뤄졌고 예술이 일반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등 가장 창의적인 시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은 뉴욕보다 긴 역사를 갖고 있고 굉장히 복잡하고 중요한 역사의 상처 또한 안고 있다. 게다가, 유럽, 미국, 아시아적인 특성을 모두 갖고 있어 잠재력이 큰 도시”라며 “서울이 창의적인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이러한 독특성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를 위해 시민들의 다양한 예술 활동 참여를 돕고 이들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이크만 교수는 “창의적인 디자인의 목표는 단순히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 아니라 시민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1970년대의 뉴욕의 경우처럼 시민들이 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이에 대한 정치적, 예술적인 지원도 뒤 따르면 좋다”고 말했다. 라이크만 교수는 창의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선 지방정부가 정책의 유연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가나 시민들의 창의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이를 주류화하는 과정에서 자칫 이들의 창의력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1970년대 뉴욕시는 많은 예술가들이 주류기관 밖에서 활동하기 시작했고 나중에 그 창의력이 주류기관으로 흡수됐는데 이것이 바로 정책의 유연성이다”며 “센터와 같은 논의의 장을 마련 해 시민들이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류 기관 밖에 있는 사람들이 표현하는 창의력 또는 그 결과물을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유네스코가 창의도시로 공식 지정한 17개국 24개 도시 시장단이 참석했으며 앞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를 희망하는 11개국 17개 후보도시 시장단도 함께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유네스코가 2004년부터 창의적 도시개선 의지와 문화적 잠재력이 큰 도시를 지정하고 있다. 디자인·음악·영화·문학·미디어아트·공예·음식 등 7개 분야가 있으며 서울은 지난해 디자인 분야의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