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환銀 "현대 자금사정 문제없다"

현대그룹의 자금사정은 과연 어떨까. 26일 주식시장에서 현대그룹 계열사 주가가 급락,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그룹 자금동향은 파악한 결과 급작스런 자금위기로 「제2의 대우사태」를 맞이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당좌소진율 불과 20%=외환은행이 은행연합회 신용전상망(CRT)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현대계열 자금동향」에 따르면 기업의 자금악화신호를 나타내는 당좌대출 한도소진율이 지난 3월말 현재 불과 21.69%에 머물렀다. 은행 관계자는 『한도소진율이 20~30%수준이면 자금상황에 문제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5%에 못미쳤으나, 올들어 은행들이 돈굴릴 곳이 없어지면서 그룹에 자금사용을 요청, 비율이 높아졌다. 당좌대출 금리도 11%선에서 8%선으로 떨어졌다. 현대그룹의 자금상황은 차입금 구성비율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3월말 현재 단기차입금은 총 차입금(30조9,890억원)의 22.49%인 6조9,700억원에 불과했다. 이중 만기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문제가 되는 기업어음(CP)의 경우 4조980억원. 반면 현대그룹이 26일 밝힌 유동성은 가용예금 3조원을 포함해 5조원 이상. 모든 채권금융기관이 일시에 돈을 달라해도 CP는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단기자금의 만기연장뿐 아니라 외화차입금쪽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대우는 유동성위기 당시 40조원의 CP를 갖고 있었다. 은행차입금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98년말 11조1,400억원에 달했던 은행차입금이 3월말에는 8조7,10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회사채가 문제=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 계열사의 회사채 만기물량은 5조원대. 대부분 지난 97년 환란이후 1~2년새 발행한 것들이다. 이중 올들어 현재까지 돌래한 만기물량은 1조2,000억원대로, 이중 현대계열사들이 차환발행하거나 신규발행한 물량은 3,500억~4,000억원선. 문제는 이들 물량이 현대에 대한 악성루머들이 퍼지면서 시장참가자들이 투자를 회피, 대부분 1년미만으로 발행됐다는 점이다. 현대그룹은 이에대해 올해 영업실적 개선과 함께 구조조정의 성과에 따라 올해 총 9조원의 현금유입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상환압력만 없으면 문제가 없다는 계산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회사채 물량이 많지만 그동안 엄청난 구조조정을 해냈고, 이를통해 부채비율을 200% 밑으로 낮췄다』며 『시장참가자들이 차분하게 대응할 경우 현대그룹의 재무상황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4/2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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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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