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금리인하 신호 켠 한은 경기부양책 힘 실린다

李총재 "경기하방 리스크 커"… 성장률 전망도 3.8%로 하향

국채금리 올 최저 수준 급락


지난달 경기낙관론을 접은 한국은행이 이번에는 금리인하 신호를 켰다. 금리인상 시그널을 준 지 3개월 만에 나온 정책변화의 시사다. 이에 따라 제2기 경제팀의 확대재정을 골자로 한 경기부양책 마련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성장률을 4.0%에서 3.8%로 하향 조정하는 한편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1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금통위는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후 14개월째 동결했다. 다만 이날은 금통위원 1명이 동결에 반대표를 던졌다.


기준금리를 제자리에 묶었지만 이 총재는 명백한 금리인하 신호를 보냈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사고의 영향으로 내수가 위축됨에 따라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며 "성장경로상 하방 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경기회복세가 주춤해졌다'는 표현에 비해서는 확실히 부정적이다. 물가도 "물가상승 압력이 종전 예상에 비해 다소 약할 것"이라고 밝혀 "점차 높아질 것"이라던 지난달과 온도차가 뚜렷했다. 이날 한은은 경제전망 수정치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을 4.0%에서 3.8%, 물가상승률은 2.1%에서 1.9%로 각각 0.2%포인트씩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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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정책공조를 위해 정부와 한은이 간극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사실상 금리인하를 요구한 상황에서 이 총재가 화답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면서 국고채 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20bp) 하락한 2.59%에 마감해 올 들어 최저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5년물 금리는 0.05%포인트 하락한 2.79%, 10년물 금리는 0.06%포인트 떨어진 3.08%에 마감하며 모두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책공조를 위한 금리인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경제주체의 부채가 증가하고 신규 자금이 전세금이나 부실기업 자금조달 등에 사용됨에 따라 내수가 줄어들 것"이라며 "금리인하로 한국 경제가 부채 함정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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