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주들이 최근 증시 회복 구간에서 눈에 띄는 반등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서도 자동차 업체들은 다른 업종에 비해 실적 안정성이 높은 만큼 주가도 선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2.12% 오른 19만2,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최근 4거래일 간 현대차는 19.2% 상승하며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이날 각각 2.76%, 4.77% 오른 6만7,000원, 30만7,500원에 장을 마치며 최근 나흘간 누적 상승률 13.56%, 13.89%의 성적을 기록했다. 자동차주의 강세로 같은 기간 운송장비업종지수는 13.53%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3.99%)을 크게 앞질렀다. 수급 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자동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최근 나흘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25억원, 995억원어치를 동반 순매수했다. 또 기관은 기아차를 1,288억원, 외국인은 현대모비스를 444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자동차주에 대한 든든한 믿음을 표현했다. 반등장에서 자동차주가 강세를 이어간 건 다른 경기민감주 들에 비해 실적 안정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면 반도체가격이나 원유가격 등 원재료 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전기전자(IT)나 화학ㆍ정유업종과 달리 자동차 수요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7월말과 이날 현재 주요기업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조사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4.7% 줄어들었고 삼성전자도 5.3% 감소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반면 현대차는 실적이 줄지 않았고 기아차는 4%가 늘었다. 안상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주 중에서도 자동차는 해당 기업의 가격 통제력이 강한 편”이라며 “실적에 대한 믿음이 강하고 당장 산업이 악화된다는 우려가 덜하다 보니 주가 반등도 강하고 투자자들의 심리도 그나마 괜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ㆍ화학ㆍ정유주 가운데 화학과 정유는 실적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자동차와 같은 경쟁력 있는 기업은 싼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며 자동차주 반등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현대차가 지난 24일 노사분규 없이 임금ㆍ단체협상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낸 점과 직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점도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아직 글로벌 경기 불확실 요인들이 남아 있는 만큼 자동차업종의 추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상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과매도 상태이므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요인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만큼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