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카드론 급증 문제 없나

이달 들어 신용카드 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부실위험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카드론의 경우 금리가 높은데다 이용자의 상당수가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이라는 점에서 연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행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8월 들어 카드론 규모는 전달 대비 최고 1.5배나 늘어나는 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신용카드사의 지난 7월1~15일과 8월1~15일 카드론 실적을 비교하면 신한카드의 경우 1,800억원에서 2,400억원, 삼성카드는 1,030억원에서 1,620억원으로 급증했다. 현대카드는 989억원에서 1,400억원으로 증가했다. 주목되는 것은 시기적으로 8일 증시폭락 장세 이후 신용카드론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는 주가폭락에 따른 피해 때문에 급전이 필요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주식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비교적 손쉬운 카드론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구체적으로 증권사에서 신용공여를 받아 주식을 보유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가치 하락으로 계좌를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카드대출을 통해 자금을 융통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카드론 연체율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카드론 급증이 일시적 현상인지 추세적인지를 판단하기는 일러 보인다. 그러나 6월 금융당국이 신용카드사의 과당경쟁에 제동을 걸면서 감소세로 돌아선 카드론이 다시 급증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카드론의 경우 중복대출이 많은데다 이용자의 신용등급이 낮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걷잡기 어렵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산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소득수준 하위 20% 가구가 보유한 카드론은 가구당 1,706만원에 달하고 이들 가구주의 월세거주 비중은 61%, 무직자 비중은 39%에 이른다. 발급된 신용카드 수도 6월 말 현재 1억2,233만장으로 2002년 카드대란 직전보다 많다. 가계부채발 금융불안이 우려될 정도로 가계의 과도한 빚이 문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의 카드론까지 급증하는 것은 불길한 조짐이다.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실태파악과 함께 필요하다면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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