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부실 종편에 퍼주기 특혜 여전

오락·재방송 치중… 공익 프로 약속 거의 안지켜<br>적자 쌓이는데 드라마 제작 지원 오히려 늘어나


종합편성채널이 개국 후 오락과 재방송에 치중하는 등 부실 방송을 하고 있는데도 정부의 퍼주기 식 특혜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노웅래 의원(민주통합당)이 내놓은 종편 사업계획 이행실적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말 사업자 선정 때 종편 4개사가 약속했던 사업들이 대부분 실행되지 않았다.

MBN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업자 심사 당시 시청자 의견 청취용으로 내놓았던 사업계획 요약문에 매주 20편 이상 공익 프로그램 제작 계획을 밝혔지만 올 9월까지 10개월간 공익 프로 제작은 단 52건에 그쳤다. 사업계획 기준으로 보면 3주치에 불과한 것. 교양물을 30% 이상 편성한다는 계획도 5월까지 평균 24.7%에 머물렀다.


채널A는 한국지방신문협회와 공동으로 '공정선거TF센터' 운영 계획을 내놓았었지만 현재까지 준비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설치하지 않았다. TV조선도 차상위 계층에 대해 프로그램 사용료를 면제해주겠다고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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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역시 개국 때부터 청각장애인을 위한 폐쇄자막 방송을 100% 실시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전혀 시행하지 않고 있다. 당초 보도 23.7%, 교양 44.7%, 오락 31.5%의 균형편성 계획도 실제로는 5월까지 오락 비중이 45.2%에 달한 반면 교양은 38.6%에 불과한 전형적인 오락편중 편성으로 나타났다.

방송내용도 부실했다. 윤관석 의원(민주통합당)이 방통위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까지 종편 4개사의 재방률이 51.7%에 달했다. 재방률은 TV조선이 55.9%로 가장 높았으며 JTBC 55.1%, 채널A 54.6%, MBN 41%로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지상파TV 3개사의 재방률은 18.8%였다. 종편 시청자들은 절반이 넘은 재탕 방송만 시청했다는 얘기다.

이 같은 부실 방송에도 정부 지원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 의원은 정부 기금이 들어간 모태펀드(문화계정)에서 종편 드라마에 출자된 투자액이 올해에만 75억원(5건)으로 지난해 27억원(2건)보다 2.8배나 늘었다고 주장했다. 종편들이 적자 증가로 드라마 제작이 어려워지자 사실상 정부가 최대주주인 모태펀드의 투자 유치에 나섰고 이에 정부가 동조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노 의원은 "방통위의 종편 정책이 실패작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종편을 추진한 당사자들에게 그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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